남편, 사장 놀음에 취해 카운터에만
손님과 마찰 일으키기도
손님과 마찰 일으키기도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남편의 퇴직금으로 차린 식당에 온 가족이 뛰어들어 ‘대박’이 났지만 남편의 독선적인 태도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아들들과 불화가 생기며 급기야 폭력까지 휘두른다면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제보자 A씨 남편은 정년퇴직 후 퇴직금으로 식당을 차렸다.
A씨는 “남편이 식당을 차리겠다고 했을 때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며 “저와 두 아들은 심지어 잘 다니던 직장까지 관두고 식당일을 도왔다”고 말했다.
(사진=챗gpt) |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제보자 A씨 남편은 정년퇴직 후 퇴직금으로 식당을 차렸다.
A씨는 “남편이 식당을 차리겠다고 했을 때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며 “저와 두 아들은 심지어 잘 다니던 직장까지 관두고 식당일을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몸은 고됐지만 식당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장사가 잘 되기 시작하며 힘든 줄 모르고 일 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남편의 태도가 달라졌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사장’이라는 직함 뒤에 숨어 카운터에 앉아있기만 했다”며 “힘들고 궂은일은 전부 저와 아이들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어느날은 남편이 손님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바람에 불친절하다는 리뷰가 인터넷에 올라와 한동안 마음고생이 참 심했다”라고 토로했다.
부자지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어느날 식당에서 남편과 두 아들 사이 다툼이 벌어졌다.
결국 남편은 본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집게로 큰아들을 찔렀다. 싸움을 말리던 작은 아들은 넘어지면서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경찰까지 출동한 사건이었다.
남편은 이 사건에 대해 시댁에 “아들들이 먼저 욕하고 때려 방어만 한 것이다”라고 거짓말을 늘어놨다. 시어머니는 이 말만 믿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기에 애비한테 대드냐”라며 비난했다.
A씨는 “남편은 자식들을 패륜아로 만들었고 두 아들은 더 이상 가족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남편에게 따져봤지만, 남편은 ‘그게 틀린 말이냐’면서 끝까지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호소했다.
A씨는 “남편의 이기적인 모습에 진저리가 났다”라며 “더는 이 사람과 결혼 생활을 못할 것 같다. 이혼할 수 있냐”라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신고운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남편과 자녀 사이의 갈등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보기엔 다소 부족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쌓여온 배우자의 다른 잘못들까지 함께 주장한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라고 답했다.
이어 “시어머니의 비난 전화가 심각한 폭언이나 인격모독 수준이 아니라, 남편의 거짓말에 속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법적인 이혼 사유로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의 오랜 독선적인 태도가 갈등의 뿌리가 됐고, 그로 인해 가족 간의 관계까지 파탄에 이르렀다면 혼인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근거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