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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일본, 아프리카와 FTA 추진

매일경제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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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일본, 아프리카와 FTA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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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발회의서 발표 예정
케냐·나이지리아 등 협상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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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상품 車 수출 확대 노려


2022년 튀니지에서 열린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화상으로 개회식 연설을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내각부]

2022년 튀니지에서 열린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화상으로 개회식 연설을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내각부]


일본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검토에 나선다. 케냐 등 물류의 요충지가 되는 동부와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 등이 우선순위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오는 20∼22일 요코하마에서 개최하는 제9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본은 산학관이 참여하는 검토회를 설치해 약 2년간 경제협력의 효과나 과제 등을 검증할 방침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3.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54개 국가 가운데 성장률이 5%를 넘는 곳은 21개국에 이른다.


아프리카의 명목 기준 역내 총생산(GDP)은 약 2조8000억 달러(약 3870조원)로 일본(약 4조2000억달러)의 70% 수준이다. 한국(약 2조1000억달러)과 비교하면 30%가량 클 정도로 최근 경제 성장세가 거세다.

특히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인구는 현재 15억명으로 20대 젊은 층이 주축을 차지한다. 2050년에는 25억 명으로 확대돼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는 우선 케냐·탄자니아를 비롯한 동부 아프리카 8개국으로 구성된 동아프리카공동체(EAC)를 협상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 케냐는 항만 등이 정비돼 동아프리카의 물류 허브로도 불린다.


또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가나 등도 협상 후보로 거론된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에너지 강국이고 가나는 서아프리카의 물류·공업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카심 마잘리와 마잘리와 탄자니아 총리(왼쪽)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내각부]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카심 마잘리와 마잘리와 탄자니아 총리(왼쪽)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내각부]


일본 정부는 FTA를 통한 아프리카 시장 통합을 위해 인프라 정비와 개발 등도 함께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 지역은 여전히 도로와 철도, 역내 항공망 등 인프라가 빈약하다.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직항편이 없어서 유럽이나 중동을 거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육상 운송 때 통관에 수일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일본 정부는 FTA가 체결되면 일본 산업의 주축인 자동차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만에서 내륙국가로 육로를 통해 자동차를 수출할 경우 여러 나라를 통관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의 관세가 비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과 아프리카 수출입 규모는 각각 1조3000억엔(약 12조3000억원) 수준이다. 일본 수출은 중고차를 포함한 자동차가 많고 수입은 광물자원 비중이 높다.

2022년 튀니지에서 열린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 총회 모습 [내각부]

2022년 튀니지에서 열린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 총회 모습 [내각부]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는 중국이 추진하는 아프리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와 FTA 선진국인 한국 등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 한국은 지난해 탄자니아·모로코·케냐와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통한 경제협력 확대 논의를 시작했다.

닛케이는 “아프리카 전체와 FTA를 체결하는 게 일본 정부의 최종 목표”라며 “각국 관세를 철폐해 아프리카 진출을 도모하는 일본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정돈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50개국을 넘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와도 FTA나 EPA를 맺고 있지 않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 동아시아와 유럽, 태평양 지역과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적극적으로 체결했지만 아프리카와는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20일 열리는 TICAD는 일본 정부가 주도해 유엔, 유엔개발계획(UNDP) 등과 함께 1993년부터 아프리카 각국 정상 등 대표급을 초대해 개최해온 회의다. 원래는 5년 마다 열리다가 현재는 3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20일부터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9회 회의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아프리카와 인도양을 잇는 물류망 정비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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