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16일 기습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부네르 지구에 집이 무너져 있다. AFP/연합뉴스 |
기습 폭우가 내린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해 최소 220명이 숨졌다.
현지시각 16일 에이피(AP) 통신은 파키스탄 구조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날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부네르 지구에서 갑자기 내린 폭우로 홍수가 나 220명이 숨졌으며 수십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보도했다.
전날 사망자 수는 157명이었으나, 이날 구조대는 홍수와 산사태로 무너진 주택 등에서 추가로 시신 6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주택이 무너진 마을 곳곳에서 훼손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구조대원들은 보트와 헬기를 동원해 불어난 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에이피 통신은 “급류가 바위 수백개를 휩쓸며 내려오는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파키스탄 경찰관도 “부네르 지구의 피르 바바 마을 인근 강물이 갑자기 불어났다“며 “처음에는 일반적인 홍수라고 생각했지만, 물과 함께 수십톤의 바위가 쏟아지자 주택 60~70채가 순식간에 쓸려갔다”고 했다.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판 총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관광객과 이재민 대피를 명령했다. 재난관리당국도 부네르 지구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런 가운데 홍수 피해 지역으로 구호품을 운반하던 헬기도 기상 악화로 파크툰크와주 산악지대인 바자우르 지구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2명을 포함한 탑승자 5명이 모두 숨졌다.
현지시각 16일 기습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부네르 지구에서 구조당국과 주민들이 피해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은 지난 6월26일부터 최근까지 폭우로 541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이번주에만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와 북부 길기트발티스탄주에서 집중 호우로 최소 351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파키스탄 인근 인도령 카슈미르 키슈와르 지역 산간 마을에서도 비슷한 폭우로 홍수가 나 60명이 숨지고 80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150명 가운데 50명은 중태다.
에이피 통신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시작된 이른바 ‘구름 폭우'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으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도 히말라야 지역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구름 폭우’가 자주 발생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에는 해마다 6~9월 몬순 우기가 이어진다.
지난 6월24일부터 한달 동안 파키스탄에 내린 비는 예년보다 10~15%가량 많았는데, 지구온난화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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