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선수가 체육이나 역사 교과서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거 알고 계세요?”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은 해에 들은 이 말은 꽤 오랫도록 충격이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스포츠사를 함께 관통하는 이름, 손기정. 그가 교과서 속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최근 개정 교과서에서는 ‘역사 인물’이 아닌 ‘스포츠 인물’로 분류되며, 일부 판본에서는 내용이 축약되거나 빠졌다고 한다.
가슴에는 일장기가 붙어 있었고, 태극기는 없었다. 그 장면은 훗날 동아일보가 사진 속 일장기를 지워낸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이어졌다.
"나는 뛰는 동안 단 한 번도 일본을 위해 뛰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일제의 검열과 탄압 속에서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손기정의 말은 우리의 가슴을 여전히 뜨겁게 만든다.
손기정 정신을 계승하려는 움직임은 재단 차원에서만 머물고 있으며 대중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올림픽 유치 명분에서 ‘국가의 스토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전라북도의 유치 도전이 시작되자, 뒤늦게 손기정의 업적을 조명하며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 의미를 되살리는 노력은 환영할 만하지만,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절대 안된다.
손기정의 정신을 올림픽 유치의 홍보 수단이 아닌, 역사와 국민정신을 잇는 장기적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기정은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아이들에게 꼭 기억해야 할 위인임을 알리고 싶어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다.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묻는다.
우리는 손기정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그의 이름이 다시 교과서 속에, 그리고 국민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
또 손기정을 기억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올해 12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그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매년 11월 개최되는 손기정 평화의 마라톤은 달리기를 통해 평화와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으로 서울 중구 손기정체육공원에 자리한 손기정기념관에서는, 그의 삶과 정신을 일상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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