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복절 오페라 '나비부인'을 송출해 혼쭐이 난 KBS는 올해는 오페라 '도산'을 편성했다. '도산'은 지난 13일 KBS1 'KBS 중계석'을 통해 1부가 방송됐고, 광복절 시작인 15일 0시 2부가 방송됐다.
오페라 '도산'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창작 오페라로, 지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KBS는 지난해 광복절 당일 'KBS 중계석'을 통해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나비부인'을 송출해 입길에 올랐다. '나비부인'은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루는데, 극 중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등장하고, 여주인공은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는다.
KBS는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되찾고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날인 광복절에 일본 국가와 일본 전통의상이 등장하는 '나비부인'을 굳이 편성하면서 "일본을 찬양했다"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나비부인'은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라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KBS 사장 역시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국민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집행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맡은 책임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며, 열심히 챙기고 노력하겠다"라고 사과했다.
KBS는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라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1년 전 몰매를 맞았던 KBS는 올해는 '독립 영웅' 안창호의 인간적 면모까지 들여다 보려 했던 '도산'을 편성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미가요' 논란에서 벗어나려 하는 KBS의 자구책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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