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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스케일·상상 이상의 몰입감…이것이 ‘귀멸의 칼날’ 최종장의 품격 [리뷰]

헤럴드경제 손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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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스케일·상상 이상의 몰입감…이것이 ‘귀멸의 칼날’ 최종장의 품격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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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무한성에서 최종 결전…日관객 1500만 돌파
완성도 높은 작화·화려한 전투·속도감의 시너지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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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시리즈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종 국면의 시간이 왔다. 무대는 무한성이다. 아득하게 뻗은 무한한 공간들이 격렬하게 움직이며 귀살대를 맞는다. 상하좌우의 경계가 사라진 또 다른 차원의 공간. 쉬지 않고 모습을 바꾸며 요동치는 혈귀의 아지트에서 귀살대는 끝없이 떨어지고, 끝을 모른 채 내달리며, 끝까지 부딪힌다. ‘무잔’이 죽으면 모든 혈귀가 사멸한다. 키부츠지 무잔을 없애려는 귀살대와 그를 지키는 상현(上弦), 그리고 무잔의 결전이 시작된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다.

오는 22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관객을 찾는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최종장이자, 3부작으로 제작된 ‘무한성편’의 첫 번째 장이다. 이번 극장판의 일본판 부제는 ‘아카자 재래(再来)’. 1장은 십이귀월 상현3 ‘아카자’와의 대결까지를 그렸다.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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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의 시작은 ‘주(柱)’ 결집 이후다. 귀살대 주들은 폐허가 된 ‘큰 어르신’ 우부야시키 카가야의 저택 앞에 모인다. 스스로 미끼가 된 우부야시키는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 자신의 저택으로 무잔을 불러들인 우부야시키는 자신과 아내, 두 딸, 그리고 저택을 무잔과 함께 통째로 날려버렸다. 희생에 대한 망설임마저 가벼이 만든 강력한 살의의 발로였다.

그럼에도 무잔은 죽지 않았다. 분노에 찬 무잔은 온몸이 찢어진 채 부르짖는다. 그때 타마요가 무잔에게 ‘인간화’ 약을 주입한다. 내몰린 무잔은 그의 아지트인 무한성으로 무대를 옮긴다. 귀살대의 발 밑에 무한성으로 떨어지는 차원의 문이 열린다. 주를 비롯해 타마로 탄지로, 아가츠마 젠이츠, 그리고 하시바라 이노스케 등 귀살대원들은 무한성 안으로 자유낙하한다.

무한성은 쉬지 않고 움직이며, 마치 살아있는 듯 공간을 번식시킨다. 생경한 차원의 공간에서 갈라진 주와 귀살대원들은 어딘가에 있을 무잔을 향해 달린다. 무잔을 향한 길목 곳곳에서 상현과의 전투가 벌어진다. 충주(蟲柱) 코쵸우 시노부와 상현2 도우마, 젠이츠와 상현6 카이가쿠, 그리고 상현3 아카자와 수주(水柱) 토미오카 기유, 탄지로의 대결이다. 무한성 안에서 생존과 죽음, 슬픔과 기쁨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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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은 지난 2016년부터 연재한 고토게 코요하루의 만화다. 혈귀에게 가족이 살해된 소년 탄지로가 혈귀가 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귀살대’에 입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만화는 누적 발행 부수 2억2000만부를 넘겼고, 현재 4기까지 나온 TV판도 흥행했다. 그중 2기의 내용을 다룬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21)은 국내에서만 관객 221만명을 동원했다.


최종전 ‘무한성편’을 향한 관심도 벌써 뜨겁다. 개봉을 열흘 앞둔 13일 기준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예매 관객 수는 37만명에 달한다. 예매율은 이미 40%를 넘겼다.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는 1500만 관객을 넘었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극장판의 존재 이유를 몸소 증명하며 뜨거운 기대에 보답한다. 만화가 이미 완결만큼 서사는 익숙하다. 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전투 신과 무한히 깊고 넓은 배경의 스케일, 그리고 화면의 속도감은 서사 이상으로 강렬하다. 무엇보다 무한성의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아득한 무한성에 불현듯 뻗어나가는 상승과 하강, 좌우의 움직임이 더해지니, 그 심연으로 주체할 수 없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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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이 휘몰아치는 전매특허 전투 신은 숨을 멎게 만든다. 무겁게 박차고 가볍게 뛰어올라 빠르게 몸을 날려 사정없이 부딪힌다. 전투로 인해 폭발하듯 무너지고 쉴 새 없이 망가지는 무한성이 신의 화려함을 더한다. 완성도 높은 작화가 주는 안정감도 여전하다.


감정도 격하게 충돌한다. 더 이상 소중한 이를 잃지 않겠다는 강한 다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상실감 앞에서 인간성을 버린 혈귀들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언니를 죽인 원수와 싸우는 시노부, 스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형과 맞붙은 젠이츠, 그리고 염주(炎柱) 렌고쿠 쿄주로를 죽인 아카자를 다시 만난 탄지로. 이기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강한 분노를 밀어내고, 모든 공격이 ‘목을 베겠다’는 일념으로 수렴하며 이들은 도약하고 각성한다. 삽시간 귀살대를 덮친 아픔 속에서도 희망은 굴하지 않고 피어난다.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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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배치된 회상 장면은 각 캐릭터가 가진 서사의 밀도를 높인다. 덕분에 모든 캐릭터가 끝을 향해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다. 치열한 전투가 회상 장면 탓에 흐름이 끊기기도 한다. 지루하거나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후반부 아카자의 회상 장면의 호흡이 길다. 전개의 속도를 한껏 늦추고선 아카자의 과거와 내면의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낸다. 이야기는 아카자의 마지막 선택과 자연스레 이어진다.

모든 것이 춤춘다. 쉴 새 없이 모습을 바꾸는 무한성도, 휘날리는 검도, 직선과 곡선을 공중에 새기며 격렬하게 부딪히는 귀살대와 혈귀 모두가 그렇다. 지난 10년의 세월을 함께한 팬들에게 전하는 ‘‘라스트 댄스’다. 막연하고 무한한 제목 그대로의 ‘무한성’은 다소 긴 듯했던 155분의 러닝타임마저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충분히 즐기려면 ‘귀멸의 칼날’ TV판 1~4기에 해당하는 ‘무한성편’ 이전의 내용 숙지는 필수다. 아이맥스(IMAX) 관람도 추천이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2장의 개봉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기다림이 길게만 느껴진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