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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현 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북극항로 개척, 광양항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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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현 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북극항로 개척, 광양항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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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기자]


(문화뉴스 이동구 기자) 최근 해운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북극항로' 개척이 지역 항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인 여수광양항을 이끌었던 박성현 전 사장은 "광양항은 북극산 가스·석유의 해상 환적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지"라며 전략적 접근을 강조했다. 본지는 박 전 사장을 만나 북극항로와 광양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Q. 북극항로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지금 세계 시장은 '원 마켓' 체제로 움직입니다. 유럽으로 가려면 수에즈 운하, 미국으로 가려면 파나마 운하를 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경로는 시간과 연료비,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베링해를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연중 약 6~7개월 운항이 가능하며, 기존 경로보다 약 7천km, 10일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물류에서 하루 단축은 '혁명'에 가깝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패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Q. 북극항로 개척이 본격화되면 광양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A.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 환적 물류의 중심지가 될 기회입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제주도의 3분의 1 크기에 인구 580만 명이지만,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세계 2위 컨테이너 처리 항만이 됐습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환적 중심으로 가야 하지만, 광양항은 석유, 가스, 철강, 자동차 등 다양한 화물을 처리하는 종합항만입니다. 북극에서 나는 가스와 석유를 여수·광양 해안에서 해상 환적해 세계 각국으로 공급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가장 유리한 전략입니다. 컨테이너 항로는 연중 운항이 가능해야 하므로 장기 과제로 봐야 합니다.


Q. 에너지 환적 거점이 되면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A. 현재 한국은 LNG, 석탄, LPG를 주로 호주나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직접 수입하면 거리와 비용이 절감됩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에너지를 동남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재수출하는 환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묘도의 LNG 저장 창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저장 시설도 수혜를 볼 것입니다.

Q.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는 어떤 파급효과가 있나요?


A. 글로벌 공급망을 선점하는 것은 국가 경제의 핵심입니다. 항만이 활성화되면 벙커링(선박 연료 공급), 선식(선박 식자재), 금융, 제조업까지 파급됩니다. 부산은 인구의 약 49%가 해양산업과 연관된 일자리에 종사하고,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양항이 세계 환적 중심항이 되면 청년 유입, 인구 증가, 지역 경제 활성화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Q. 광양시민이 느끼는 체감도와 참여 방안은 무엇입니까?

A. 제가 사장으로 재임하며 놀란 점은 국가 공공기관이 지역에 주는 혜택과 공헌을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광양항은 세계 최대 제철소, 국내 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를 갖춘 유일한 도시입니다. 이제라도 항만을 활용해 지역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적 효과를 시민들이 직접 누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북극항로 개척은 광양항이 세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항만 배후부지에 기업과 공공기관이 들어서면 청년이 돌아오고, 인구와 경제가 함께 성장합니다. 지역 모두가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문화뉴스 / 이동구 기자 pcs81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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