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가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안방 경기에서 5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어 우승하는 것만 생각한다. 다른 목표는 없다.”
개막 15연승과 최소 경기 200탈삼진이라는 두 개의 대기록을 달성한 날, 한화 이글스 ‘특급 에이스’ 코디 폰세(31)는 개인의 영광보다 팀 우승을 먼저 떠올렸다. 올 시즌 한화가 만년 하위권 설움을 떨치고 선두 싸움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리그를 지배하는 역대급 외국인 투수, 폰세가 있기 때문이다.
폰세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안방 경기에서 시즌 15승째를 거두며,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3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와 2017년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가 갖고 있던 14연승이다.
폰세는 이날 삼진 9개를 보태며, 시즌 23경기 만에 200탈삼진 고지도 밟았다. 종전 기록인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의 25경기를 2경기나 단축했다. 지난 5월17일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경기에선 8이닝 동안 무려 1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류현진이 보유한 한 경기 최다 탈삼진(17개) 기록(정규 이닝 기준)도 갈아치웠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을 꽉 채워 폰세를 영입했다. 결과는 대성공. 폰세는 23경기동안 145⅔이닝을 투구하면서 패없이 15승,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202개,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는 0.86에 불과하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무려 7.11(KBO 기준)로, 투수 부문 1위다. 이닝·평균자책점·다승·승률·탈삼진 등 5관왕을 달리며, 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꼽힌다.
리그 타자들은 왜 폰세 공략에 어려워할까. 비결은 평균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198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듯한 높은 타점, 그리고 컷 패스트볼·킥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완성도 높은 구종에 있다. 특히 최고 구속 시속 158㎞에 달하는 포심패스트볼과 시속 140㎞대에서 포크볼 궤적으로 떨어지며 체인지업처럼 휘어 나가는 ‘킥 체인지업’은 리그를 평정한 주무기로 꼽힌다.
상대 팀 입장에서도 폰세와의 맞대결은 악몽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2일 폰세와의 대결을 앞두고 “폰세는 준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는 거다. 준비한다고 잘 치겠나”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팀은 벌써 5번이나 붙었다. 그런 것치고 잘 버티는 것”(이강철 KT 위즈 감독), “지금까지 한국에 온 투수 중 최고다”(이범호 KIA 감독), “왜 한국에 있지?”(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등 적장들의 씁쓸한 찬사가 이어졌다.
남은 시즌,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20승과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깨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화는 37경기를 남겨뒀는데, 선발 순서대로라면 폰세는 앞으로 7번 정도 더 나올 수 있다. 여기서 5승을 추가하면 역대 리그 23번째 20승 투수가 된다. 2010년 류현진(평균자책점 1.82) 이후 15년 만의 평균자책점 1점대 달성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폰세의 시선은 하나로 향한다. 팀 우승이다. 폰세의 모든 대기록은 결국 한화의 가을 야구를 위한 길 위에 놓여 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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