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 솔로포를 기록하고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 |
(MHN 박승민 인턴기자) 어느덧 4위와 2경기 차까지 좁아졌다.
프로야구 3위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서 지난 7일 사직 KIA전 패배 이후 연패 숫자가 4까지 늘어났다. 2위 한화 이글스와는 5.5경기 차까지 벌어졌고, 4위 SSG 랜더스와는 2경기 차까지 좁아졌다.
현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롯데 주장 전준우는 구단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선수단에 '연패가 길어지지 않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2일 경기 전까지 롯데는 유일하게 전 구단 중 4연패가 없는 팀이었다. 현재 단독 1위를 달리는 LG 트윈스도, 지난 12일 롯데를 꺾은 한화도 긴 연패 수렁에 빠졌던 기간이 있다.
하지만 롯데는 긴 연패 없이 꾸준히 위기에서 승수를 챙겨 왔다. 여태껏 시즌 중 빠졌던 4연패 위기에서도 극복해냈다. 유일하게 시리즈 피스윕이 없는 팀이다.
3-4월 18승 1무 13패를 기록하며 승차를 벌린 이후에, 꾸준히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상위권에서 버텨왔다.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 등의 주요 전력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그렇다. 5월과 6월 모두 승패 격차 +2를 기록했다.
7월에도 전반기 막바지 위기가 찾아왔지만 후반기 복귀 전력들의 맹타와 함께 승수를 쌓아 올렸다. 7월에도 월간 승패 격차 +3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굳혀갔다. 3위와의 격차는 5경기 이상으로 벌리면서, 선두권과 벌어지지 않고 추격을 지속해 나갔다.
하지만 8월 들어 위기를 맞았다. 월간 3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첫 시리즈를 고척에서 키움 상대 우세 시리즈로 가져가며 좋은 흐름을 가져갔지만, KIA 상대 열세 시리즈를 거둔 이후 4연패에 빠졌다.
타격 사이클이 전체적으로 침체된 모습이다. 5월과 6월 팀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던 시기에도 득점력이 크게 침체된 시기는 없었다. 시즌을 통틀어 타선 전체의 사이클이 무너진 시기는 이번 4연패가 처음이다.
팀 득점력이 전체적으로 무너졌다. 8일 사직 SSG 전에서는 3안타 무득점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같은 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던 10일에는 7안타를 기록하고도 1득점에 그쳤다. 그마저도 9회 터진 노진혁의 솔로 홈런으로 만들어진 점수였다. 12일 경기에서도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상대했던 한화 역시 4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집중력을 보여주며 2점을 올렸다.
8일 경기에는 선발 나균안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12일 경기에는 선발 알렉 감보아가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두 선수 모두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못하며 승수를 쌓지 못했다.
어느새 13일 경기 전 기준 롯데의 8월 팀 타율은 .196까지 침몰했다. 팀 장타율은 .242, OPS는 .532다. 팀 타율 2할에 못 미치는 팀, OPS 0.6에 못 미치는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세부 지표에서도 몇몇 변화가 엿보인다. 8월 이전까지 롯데의 팀 콘택트율은 80%에 달했다. kt위즈, LG에 이은 리그 전체 3위였다. 8월 이후에도 80.1%의 콘택트율을 유지하고 있다. 공을 배트에 갖다 맞히는 능력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 기간 롯데 타자들의 삼진 개수 역시 66개로 최소 4위이다. 여전히 타구를 만들어 내는데는 능하다.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이 28.6%에서 26.8%로 감소한 것으로 보아 오히려 배트 적극성이 증가했다고도 볼 수 있다. 콘택트율이 유지된 점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헛스윙 비율 역시 크게 변하지 않았다. 7월까지 14.3%에서 이 기간 14.5%로 미세하게 상승했을 뿐이다. 다만 파울 비율이 늘었다. 27.3%에서 30.9%가 됐다. 따라서 타격 비중은 29.3%에서 27.7%로 줄었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는 비중도 줄었는데, 만들어 내도 문제이다. 7월까지 .330을 기록하던 롯데의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확률)이 8월에는 .248로 추락했다. 일반적으로 BABIP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운의 영역으로 해석된다. 8월 들어 롯데 타자들이 지독한 '불운'에 빠져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애써 만들어 낸 좋은 타구들이 상대 야수진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막히는 등의 상황이 유독 자주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안타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득점력이 급감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8월 롯데는 9경기에서 25점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경기당 2.7점을 득점했다. 7월까지 경기당 4.9점을 만들어내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반면 투수진은 9경기에서 29점을 실점했다. 경기당 3.2점을 내줬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으면 패배할 수 밖에 없다.
경기당 3.2점을 실점하고 있는 롯데의 8월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3.19로 리그 3위이다. 상위권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구원 평균자책점은 1.04로 압도적 1위이다. 경기 후반 불펜 싸움에서 리그 내 어느 팀보다 압도적 우위에 서 있는 롯데다. 전반기 화력을 바탕으로 불펜 공략을 통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모습을 이따금 보여줬던 롯데지만, '철벽' 불펜을 보유하고도 8월에는 그러한 모습을 살펴볼 수 없다.
롯데는 13일 대전에서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한다. 이날 롯데 선발로는 터커 데이비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빈스 벨라스케즈가 나선다. KBO 데뷔전이다. 와이스는 롯데에 시즌 평균자책점 1.64로 강했다. 이 날 경기에서 열세를 극복하고 연패를 벗어날지, 연패 숫자를 5까지 늘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즌 순위 싸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8월에 위기를 맞은 롯데가 남은 시즌 타격 사이클을 회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와 한화의 주중 시리즈 두 번째 경기는 13일 오후 6시 30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다.
사진=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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