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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재일동포 "이 대통령, 한국 원폭 희생자 위령비 꼭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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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재일동포 "이 대통령, 한국 원폭 희생자 위령비 꼭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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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통일교 특검, 각자 법안 제출 후 협의해 신속 실행"
권준오 히로시마민단 원폭피해대책위원장
"한국인 피폭에 더 관심 갖는 계기 될 것"
"핵무장? 광복 80년 이어진 평화를 봐라"


권준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히로시마본부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장이 지난 8일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본부에서 요르겐 와트너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히로시마=류호 특파원

권준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히로시마본부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장이 지난 8일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본부에서 요르겐 와트너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히로시마=류호 특파원


"이재명 대통령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꼭 찾아주길 바랍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히로시마본부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를 이끄는 권준오 위원장은 지난 8일 히로시마본부에서 만나 "이 대통령이 피폭의 역사를 알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한국인 피폭 피해자 2세로 반(反)핵 운동에 일생을 쏟아 왔다.

그가 이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호소한 건 한국인 희생자들의 문제를 더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5년 8월 6일과 9일 각각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하면서 그해 12월까지 21만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 사망자만 약 5만 명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피폭으로 희생됐다.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설치된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 앞에 지난 7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꽃들이 놓여 있다. 히로시마=류호 특파원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설치된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 앞에 지난 7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꽃들이 놓여 있다. 히로시마=류호 특파원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일본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었지만, 2023년 5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다. 권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위령비를 직접 찾으면 더 많은 사람이 한국인 피해자 문제에 귀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한국 정상의 첫 공식 참배로 많은 한국 청년과 외국인이 위령비를 찾고 있다"며 "지난 5일 한국인 희생자 위령제 때 히로시마를 찾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한 만큼 (이 대통령이) 와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폭자 고령화로 참상을 알릴 사람이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전국 피폭자 수는 올해 처음으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평균 연령은 86.13세가 됐다. 권 위원장은 "10년 뒤면 피폭자가 완전히 사라진다. (한국인 피폭 피해를) 어떻게 전할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광복 80주년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광복 80주년은 6·25 전쟁을 빼면 80년간 전쟁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렸다는 의미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히로시마=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