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조국 전 조국혁신당(혁신당) 대표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범여권 내 ‘셈법’이 복잡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혁신당과의 합당설이 제기되고, 조 전 대표의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두 당의 합당설은 민주당에서 주로 제기된다. 공개적으로 두 당의 합당론을 밝혀왔던 박지원 의원은 12일 본인 페이스북에 “통합은 두 당에서 논의할 사항이지 저는 제 개인 의견을 표했을 뿐”이라면서도 “저는 가장 먼저 조 전 대표의 사면과 민주당과 혁신당의 통합을 주창했다”고 적었다.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이 두 당의 합당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혁신당이 더욱 신속하고 과감한 메시지를 던져 민주당과 차별화했다면, 현재는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 못지않은 (대야)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내란종식이라는 큰 벽 앞에서 양당의 선명성 차이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연말 안에 합당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혁신당은 합당설에 선을 긋고 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12일 의원총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당내에서 한 번도 진지하게 (두 당의 합당과 관련한) 검토나 논의를 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진보·개혁 진영의 다양한 정당들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게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당을 견제하려는 계산 속에서 의도적으로 합당 불씨를 지피고 있다고 본다. 혁신당 관계자는 “(조 전 대표 사면·복권으로) 호남에서 이미 지방선거가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이) 혁신당을 ‘합당 논란’에 가둬 민심을 혼란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이나 부산시장 후보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과 같은 날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혁신당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조 전 대표의 부재로 위축됐던 혁신당을 재건하는 게 시급하고 그가 광역단체장이 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혁신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당의 체력을 회복하는 게 필요한데 만약 지자체장에 당선되더라도 임기 4년 동안 조 전 대표의 발이 지역에 묶이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조 전 대표가 큰 정치를 펼칠 기회는 그 외에도 있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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