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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흑사병, 가축에서 왔나…"4천년 전 양에서 페스트균 게놈 확인"

연합뉴스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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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흑사병, 가축에서 왔나…"4천년 전 양에서 페스트균 게놈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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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등 국제 연구팀 "신석기-청동기 시대 인간 감염시킨 페스트균과 동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라시아 초원의 아르카임(Arkaim) 목축지 유적에서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 유라시아를 휩쓴 흑사병을 일으킨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감염된 4천년 전의 가축화된 양이 발견됐다.

유라시아 대초원 청동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양의 뼈러시아 유라시아 대초원의 청동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가축화된 양의 뼈에서 당시 인간을 감염시킨 것과 같은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 계통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의 유전체가 검출됐다. [Björn Reichhard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라시아 대초원 청동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양의 뼈
러시아 유라시아 대초원의 청동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가축화된 양의 뼈에서 당시 인간을 감염시킨 것과 같은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 계통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의 유전체가 검출됐다. [Björn Reichhard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MPIIB)와 미국 하버드대·아칸소대, 서울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12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러시아 유라시아 초원 목축 유적지 아르카임에서 발견된 가축 뼈와 이빨을 조사, 당시 사람을 감염시킨 것과 같은 LNBA 계통 페스트균에 감염된 4천년 전 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양에서 검출된 페스트균 유전체를 다른 고대 및 현대 페스트균 유전체와 비교한 결과 같은 시기 인근 유적지에서 인간을 감염시킨 균주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2천년 넘게 유라시아를 괴롭힌 초기 흑사병 확산에 가축이 큰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약 5천년 전 유라시아 전역에 불가사의한 형태의 흑사병이 퍼졌다가 3천여 년 만에 사라졌다. 이 LNBA 계통 페스트균은 게놈에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균이나 현대 페스트균이 벼룩을 통해 전파되는데 필요한 핵심 유전자가 결여돼 있어 그 기원과 전파 방식이 의문에 싸여 있었다.

현대 인수공통전염병은 대부분 1만년 전 이내에 병원체가 출현해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이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가축·반려동물 가축화 시기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고대 DNA 연구법으로 고대 동물 병원체를 조사하면 인수공통전염병 출현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널리 연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문 제1 저자인 MPIIB 이언 라이트-마카 연구원(박사과정)은 "질병이 어떻게 퍼지고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첫 단계 중 하나는 그것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는 것이지만 고대 DNA 분야에서는 아직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4천년 전 페스트균 게놈이 검출된 양 이빨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인 4천년 전 유행한 흑사병을 일으킨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의 유전체(게놈)가 검출된 양의 이빨. [Taylor Herme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천년 전 페스트균 게놈이 검출된 양 이빨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인 4천년 전 유행한 흑사병을 일으킨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의 유전체(게놈)가 검출된 양의 이빨. [Taylor Herme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유라시아에서 벼룩으로 전파되지 않는 흑사병이 어떻게 수천년간 지속해서 확산했는지 밝히기 위해 유라시아 초원 신타슈타-페트로프카 문화의 목축 유적지인 아르카임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가축 뼈와 이빨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사람을 감염시키고 있던 것과 동일한 LNBA 계통의 페스트균에 감염된 4천년 전 양을 발견했다. 이 양의 페스트균 유전체는 다른 고대 및 현대 페스트균과는 달랐지만, 인근 유적지에서 발견된 인간을 감염시킨 페스트균과는 거의 동일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하버드대 크리스티나 와리너 교수는 "만약 이 유전체가 양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우리는 모두 그냥 또 다른 인간 감염 사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청동기 시대 유라시아 초원에서 양 목축이 증가하면서 인간과 양 모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야생의 페스트균 숙주동물과 접촉도 늘어났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가축화된 동물과 흑사병 확산 간 연결고리를 드러내고 이 병원체가 수천㎞에 걸쳐 수천 년간 사람을 감염시킨 과정에 대한 통찰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이 페스트균 같은 병원체를 가진 동물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고 이 연구가 인간과 양이 같은 페스트균에 감염됐음을 보여주지만 누가 누구를 감염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며 앞으로 고고학적·비교 연구가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Cell, Felix M. Key et al., 'Bronze Age Yersinia pestis genome from sheep sheds light on hosts and evolution of a prehistoric plague lineage',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5)00851-7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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