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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평 보다 ‘개미 달래기’…민주 “주식 양도세 50억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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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평 보다 ‘개미 달래기’…민주 “주식 양도세 50억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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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정부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종목당 50억원으로 유지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추는 정부안에 일부 주식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조세형평성 확대’라는 대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50억원 현행 유지’ 의견을 낸 이유에 대해 “우리가 (부동산 시장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는 쪽으로) 자본시장 흐름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며 “큰 흐름을 바꾸려면 크게 (정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이것(10억원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은 ‘예전부터 하던 거 쭉 하겠다는 것’이라 메시지가 충돌한다”고 말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범위 확대 정책이 지난 대선 때부터 거듭 강조해온 ‘코스피 5000 시대’ 증시 부양 정책 방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는 뜻이다.



앞서 정부·여당이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추기로 한 건, 모든 자본이득에 과세한다는 조세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윤석열 부자감세 정상화’ 기조를 내걸었던 민주당이 이런 원칙을 뒤집은 건, 주식 양도세 개편안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14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참하는 등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한 정책위의장은 전날 회의에서 “당과 정부 의견이 합치가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고위 당정협의회 다음 회의 전에는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꺼내놨다. 지지율 악재가 될 논란을 하루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는 취지다.



하지만 진보 야당 쪽에선 “대주주 기준 유지는 세수 결손을 키우고, 과세체계 혼돈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진보당 정책위는 이날 “여론에 밀려 과세원칙을 저버리는 오류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내놨고,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조세에 대한 원칙과 철학 없이 우왕좌왕 여론에 휘둘리는 여당의 모습이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시간을 두고 주식시장 흐름과 여론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은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실제 국회에서 세법 심사가 이뤄지는) 11월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그때까지 이 이슈를 잘 관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세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정부안을 정부 스스로 뒤집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양도소득세 기준 조정은 법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안이라 시간 여유가 있다. 여당이 기준 유지를 요구한 만큼 대통령실과 함께 여러 의견을 고려해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신형철 기민도 박수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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