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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연습(UFS) 비난한 북한, 비교적 절제된 표현 사용…긴장도 높이지 않겠단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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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연습(UFS) 비난한 북한, 비교적 절제된 표현 사용…긴장도 높이지 않겠단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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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상 “주권적 권리 엄격히 행사”
통일부 “위협보다는 입장 표명에 중점”
UFS 실시 전 분위기, 예년보다 차분한 편
UFS 기간 군사적 도발 가능성 낮게 예측
한·미가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던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의 모습. 연합뉴스

한·미가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던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18일부터 진행되는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권리를 엄격히 행사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올해 UFS 비난 성명은 예년과 비교해 절제된 표현이 사용됐고 입장 발표 주체의 격도 올라갔다.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지 않으면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광철 북한 국방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미·한의 적대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안전리익을 수호하는 것은 공화국 무력의 절대사명이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계선을 넘어서는 그 어떤 도발 행위에 대해서도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권리를 엄격히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국방상은 지난 7일 한·미의 UFS 실시 계획 발표를 언급하며 “지역 정세의 불안정화를 고착시키는 진정한 위협”이라며 “분명코 미·한의 안보를 보다 덜 안전한 상황에 빠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국방상은 한·미가 UFS 기간에 대부분 몰아서 실시했던 야외기동훈련(FTX)의 절반가량을 다음 달에 분산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UFS 비난 성명의 내용은 예년보다 수위를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성명에 포함된 “일방적 군사적 위협”이나 “전쟁연습소동” 등은 북한이 한·미연합연습 등 군사 관련 성명 때마다 내놓는 표현이다. 2023년과 지난해 UFS 비난 성명에 담겼던 ‘침략’이라는 단어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담화 발표 주체가 노 국방상인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8월에는 UFS 시작 하루 전에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명의로, UFS 종료 일주일 뒤 국방성 공보실장 명의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노 국방상이 지난해 10월 재기용된 이후 담화를 낸 건 처음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 인민무력상(현 국방상)으로서 남북 9·19 군사합의에 서명했으며 2018~2019년 두차례 북·미 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노 국방상의 이번 담화는 8월 말쯤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합훈련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한·미에 명확히 전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보통 북한 문제도 다룬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표현 수위를 조절하며 비교적 절제된 어조를 사용했다”며 “군사적 위협보다는 입장 표명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FS 실시 전 북한의 대응도 예년과 비교해 비교적 차분한 편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2023년 8월 UFS 실시 12일을 앞두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 UFS 시작 하루 전 조선중앙통신의 비난 논평을 발표했다. UFS 기간에는 함선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총참모부(남한 합동참모본부격)의 전군 지휘훈련소를 방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적당한 남북 긴장 완화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북한이 올해 UFS 기간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이 전방지역에서 소음 방송 확성기를 추가로 철거하는 모습은 관측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9일 전방 일부 지역에서 확성기를 철거한 바 있다. 구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철거에 북한이 신속하게 대남 확성기 철거에 나선 데 대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주도적 조치들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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