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요 유통사 실적 분석..쿠팡 분기 매출 12조 '독주'에 점포 투자 롯데·신세계 영업이익↓
서울 중구 한 쿠팡 차고지에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쿠팡이 소비침체 국면에서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로켓배송 경쟁력을 입증했다.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롯데·신세계 등 전통의 유통 강자들은 시설 투자를 늘리고 경영 효율화 작업을 통해 실적 반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1조9763억원, 영업이익 2093억원의 실적을 시현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9% 증가했고, 영업 부문에선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2021년 1분기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18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액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배송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고객 수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이용 고객은 2390만명으로 지난해 2분기(2190만명)보다 10% 증가했고, 고객당 매출은 43만1340원으로 6% 늘었다.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 역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 부문 매출도 1조6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일궈냈다.
이에 대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진행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경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 배송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이익률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
반면 롯데쇼핑의 2분기 실적은 매출 3조3497억원, 영업이익 4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7.5% 각각 감소했다. 백화점(623억원)과 홈쇼핑(122억원), 해외 사업(108억원) 등이 선전했지만, 국내 마트·슈퍼 사업에서 453억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서 8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은 잠실점·본점 등 핵심 점포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 중심으로 점포 구성을 재편하면서 PB( 자체 브랜드) 상품 수출 확대, 마트·슈퍼 물류 통합 추진 등 수익성 개선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신세계는 연결 기준으로 순매출 1조6938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9% 감소했다. 백화점 이익 감소는 강남점과 본점, 센텀시티점 등 주력 점포 대규모 리뉴얼 투자 영향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신세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의 전략적 투자는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1조803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각각 5.5%, 102.8% 늘어난 성적표를 내놨다. 매트리스 판매 자회사 지누스와 면세점 등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시장 예측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력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 투자가 효과를 봤단 평가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편의점업계의 실적도 눈길을 끌었다. GS25를 운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조9806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씩 증가한 성과를 발표했다. 시장 컨세서스(매출 2조9944억원·영업이익 711억원)를 웃도는 실적이다. 소비 둔화와 기상 악화로 주력 사업인 편의점과 슈퍼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특화 상품 개발과 퀵커머스(신속 배송) 경쟁력 강화로 선방한 결과란게 회사측 분석이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2조2901억원의 매출과 694억원의 영업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9% 감소했다. 기상 악화 등으로 편의점 업계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침체했으나 특화 상품 발굴, 건강기능식품 확대 등으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한편 오프라인 유통사 중 매출이 가장 큰 이마트는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마트의 2분기 컨세서스는 매출 7조1762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통합 매입으로 이익률이 개선되고 스타벅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흑자를 내겠지만, SSG닷컴과 지마켓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는 적자가 예상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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