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이춘석 특검 추진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 등 대형악재가 잇따르는데도 반사이익을 누리기는커녕 속절없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당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 대해 당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쇄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지지율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국민의힘은 이 조사에서 2주 전보다 1%포인트 내린 1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4%로, 두 당의 격차가 거의 3배에 달했다. 국민의힘은 7월2주차(19%)에 10%대로 떨어진 뒤 내림세를 이어가며 2020년 전국지표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엠비엔(MBN) 유튜브에 출연해 지지율 하락의 원인과 관련해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는 점을 무시할 수도 없고, 당내의 지지자·당원들 간의 패배 의식·상실감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대미) 관세 협상도 문제가 많고 세법도 문제가 많은데 오히려 우리 당에서 그동안에 제대로 못 해서 정권을 뺏겼느냐는 상실감에서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지지율 최저치 경신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를 정작 여당에서 찾은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이런 생각을 가진 이는 송 위원장만이 아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이춘석 의원 탈당 사건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며 “현 정권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을 비롯해 정권 실책이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에 없는 것은 아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경태 후보는 지난 7일 “정당이 회복 불능으로 가는 최저 지지율이 15%인데 이제 1%포인트 남았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특검 수사는 전방위로 조여오고, 여당의 정당 해산의 위협까지 몰아치는 상황에서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마저 붕괴되고 있다”며 “유일한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전당대회는 ‘윤심 경쟁’으로 번지며 지지율 하락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전통적 지지 기반조차 와해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과 70대 이상을 포함해 전 지역,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밀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30% 선은 보수정당 콘크리트 지지층의 마지노선인데, 그게 반토막이 났으니 지지 기반 자체가 완전히 붕괴된 것”이라며 “계엄 이후에 탄핵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진영 대결 양상이 펼쳐지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유지가 됐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모두 무너져 쉽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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