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비엠오(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FC 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
“0에서 시작해 이 클럽에서 나갈 때는 레전드로 불리도록 노력하겠다.”
손흥민(33)이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비엠오(BMO)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에프시(LAFC)에 입단했다. 등 번호는 토트넘에서 달았던 ‘7번’이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은 최대 2029년 6월까지다. 2027년까지 지정 선수(샐러리캡을 적용받지 않는 선수)로 등록되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이 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의 옵션도 포함됐다. 미국프로축구는 팀별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영입하도록 허용하는데, 현재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이상 인터 마이애미 CF), 윌프리드 자하(샬럿 FC)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외신들은 손흥민이 미국리그 연봉 1위 메시(2045만달러·한화 약 283억원)보다는 적고, 연봉 3위 부스케츠(약 120억원)보다는 많은 급여를 받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엘에이에프시가 토트넘에 지불한 손흥민의 이적료는 약 2천만파운드(약 368억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존 토링턴 엘에이에프시 단장이 영국으로 건너가 손흥민을 직접 설득하는 등 구단은 이번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손흥민은 “이곳이 나의 첫번째 선택지는 아니었는데 토링턴 단장이 내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토링턴 단장은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선수이자 훌륭한 인품을 갖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구단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영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비엠오(BMO) 스타디움의 로스앤젤레스에프시(LAFC) 공식 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매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
유럽에서만 뛰었던 손흥민은 미국프로축구에서 뛰는 9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앞서 2003~2004년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엘에이 갤럭시), 2012~2013년 이영표 현 한국방송(KBS) 해설위원과 2019~2020년 황인범(이상 밴쿠버 화이트캡스 FC), 2021~2022년 김문환(LAFC) 등이 미국 무대에서 뛰었다. 미국프로축구는 유럽에서 활약했던 스타들이 ‘말년’을 보내는 무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구단들이 거액을 투자해 데이비드 베컴(2007~2012년·엘에이 갤럭시) 등 스타 선수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흥민의 미국행은 여기에 방점을 찍었다.
2014년 창단해 2018년부터 미국프로축구리그에 정식 참가한 엘에이에프시는 엘에이 갤럭시와 함께 미국 최대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 엘에이를 연고지로 한 구단이다. 안방구장인 비엠오 경기장은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코리아타운에서 멀지 않아 ‘손흥민 특수’도 기대된다. 손흥민은 “한국인으로서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게 제가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첫 경기 일정은 미정이다. 구단은 “손흥민이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피(P)-1 비자 및 국제 이적 증명서(ITC)를 받는 대로 출전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이곳에 축구를 하러 온 것이지 다른 것을 하려고 온 게 아니기에 최대한 빨리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토트넘에서) 프리시즌을 잘 치르고 와서 몸 상태는 좋다”며 “나는 여기 이기려고 왔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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