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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5일제"...택배 없는 날 '보이콧' 선언한 쿠팡 기사들

머니투데이 유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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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5일제"...택배 없는 날 '보이콧' 선언한 쿠팡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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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파트너스연합회, 7일 자율 휴무권 보장 촉구 집회

7일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와 퀵플렉서(쿠팡 배송기사)들이 CLS 본사 앞에서 ‘택배 없는 날’ 참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율 휴무권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제공=CPA

7일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와 퀵플렉서(쿠팡 배송기사)들이 CLS 본사 앞에서 ‘택배 없는 날’ 참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율 휴무권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제공=CPA


"이미 자율적 주5일제가 정착돼 있다. 택배 없는 날 참여가 강제적인 휴무로 해석돼선 안 된다."

오는 14일 예정된 주요 택배사들의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쿠팡의 위탁 배송기사인 '퀵플레서'들이 강제 휴무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미 주5일제가 정착돼 자율적으로 쉬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택배사처럼 휴무에 동참하면 소득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이하 CPA)는 7일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본사 앞에서 '택배 없는 날' 참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쿠팡이 택배 영업점을 통해 배송을 위탁하는 '퀵플레서' 수 십명이 참여했다.

택배 업계에 따르면 쿠팡 전체 퀵플레서의 절반가량이 CPA 회원사 소속으로 근무 중이다.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CLS는 소속 근로자의 주 5일 근무제가 가능한 대체인력(백업기사)을 위탁 계약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쿠팡 퀵플레서들은 '택배 없는 날'이 불필요한 강제 휴무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천캠프 소속 퀵플렉서 정 모 씨는 "CLS의 시스템은 휴무 사용의 자율성과 일정한 수입 보장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며 "최근 대선일 강제 휴무처럼, 예고 없는 휴무로 하루 수입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CPA는 기자회견 이후 휴무 선택권 보장과 유연한 근무제도를 유지해야 한단 내용의 공식 요구서를 CLS 측에 전달했다.


지난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에 서울 중구 한 쿠팡 차고지에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쿠팡은 대선 당일 배송기사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주간 로켓배송(오전 7시∼오후 8시)을 중단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중단되는 것은 2014년 서비스 시행 이후 처음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에 서울 중구 한 쿠팡 차고지에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쿠팡은 대선 당일 배송기사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주간 로켓배송(오전 7시∼오후 8시)을 중단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중단되는 것은 2014년 서비스 시행 이후 처음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쿠팡 퀵플렉서들이 택배 없는 날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날 휴무에 동참하지 않아도 주5일제 확산으로 주당 이틀씩 쉬는 기사들이 대부분이어서다. 다른 택배사들이 대체로 주6~7일제를 하는 것과 달리 쿠팡 퀵플레서는 대체 인력을 충원해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된단 게 CPA 측의 입장이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주요 택배사 소속 택배기사 1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LS 택배기사의 62%가 주 5일 이하로 근무 중인 반면 CJ대한통운(1.5%) 한진(1.5%) 로젠택배(11%) 등은 대부분 주6~7일제로 근무 중이다.

택배 없는 날은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 주도로 2020년부터 도입됐다. 하지만 주 5일제가 정착된 쿠팡 CLS와 마켓컬리 등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쿠팡의 직고용 배송 인력인 '쿠팡친구' 노조도 택배 없는 날 동참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쿠친 노조는 "퀵플렉서는 돈이 되고 배송이 쉬운 노선을 맡으면서 월 1000만원을 벌고 주5일제로 전향하려 한다"며 "퀵플렉서가 많은 돈을 벌면서 자유로운 휴가를 즐기고 있을 때 그 업무 공백은 쿠친들이 대신 배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 근로자들 사이에선 택배 없는 날 참여보다 주 5일제 정착이 더 중요하단 주장도 있다. 이날 한국노총은 공식 성명을 내고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CLS 등 주요 택배사에 대해 "수수료 감소 없는 주5일제를 전면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최근 극심한 폭염 속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가 사망한 것은 단순 사고가 아닌 구조적 과로가 낳은 참사"라고 지적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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