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 자금 블랙홀 급부상
유니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테크 |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연일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중국 로봇 스타트업들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6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의 투자 유치 등 자금 조달 건수가 총 10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금 조달 규모는 153억5000만위안(약 3조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창정증권은 “기존 자동차·클라우드 업체 등이 로봇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규 로봇 주문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로봇 제조사들의 자금 조달이 빨라지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가파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주요 로봇 기업들은 올해 들어 금융투자 업계의 자금을 빨아들이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표하는 유니트리는 7억위안(약 135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마무리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차이나모바일 등 굵직한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유니트리는 최근 중신증권(CITIC)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00억위안(약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갤럭시봇이 CATL, 푸취안캐피털 등에서 11억위안(약 2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갤럭시봇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반열에 오르게 됐다.
산업용 로봇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플렉시브로보틱스는 융구이캐피털, 광파증권 등에서 7억위안을, 두봇은 선전캐피털그룹 등에서 5억위안(약 96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인 로보사이언스는 2억위안(약 380억원)을 투자받았다.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애지봇 |
한국 기업에서 자금을 유치한 곳도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업체 애지봇이 주인공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LG전자와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애지봇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애지봇은 2023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신생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업체로 중국 최대 빅테크인 화웨이의 ‘천재 소년’으로 유명한 즈후이쥔이 창업했다. 최근에는 발과 바퀴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링시X2-N’을 공개했다.
중국 로봇 산업은 최근 수년 새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 기업은 45만1700개(지난해 말 기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14만7260개) 대비 206.7% 급증했다.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31.6%에 이르는 셈이다. 45만1700개 로봇 기업의 자본금만 무려 총 64조4400억위안(약 1경2400조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로봇 기업 수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4521개(2023년 기준)로 나타났다. 중국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로봇 기업들의 전체 매출액도 10조2500억원에 그친다. 기업 수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산업 성장세에서 중국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의 로봇 산업 성장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470억달러(약 65조3600억원)에서 2028년 1080억달러(약 150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63.0%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3억달러(약 4100억원)에서 2030년 34억달러(약 4조72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량도 2030년 25만2000대에서 2050년 3억200만대로 크게 늘어나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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