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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8.06.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여야가 6일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쟁국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확보했다"며 협상 결과를 추켜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리나라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국가로서의 이점을 지키지 못했다며 "굴욕적 협상"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번 협상을 두고 대체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 한국이 제안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상당한 창의성이 발휘된 아이템 같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썩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지만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선방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한다"고 했고, 같은 당의 안도걸 의원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이 크다. 이번에 일본이나 EU(유럽연합) 같은 주요 경쟁국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얻어냈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는 마스가 프로젝트 관련 1500억달러, 핵심 광물 등 경제안보 분야 지원을 위한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금융 패키지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87조원)의 대미 투자 등을 조건으로 미국의 대한국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이 합의의 골자다.
안 의원은 대미 투자 규모가 비현실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대미 투자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대미 무역 흑자액으로 봤을 때 우리가 투자한 규모를 보면 상대적으로 작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을 계기로 한미 기술 기업 간에 전략적 동맹이 맺어진다면 세계 경제 판도에서 우리의 입지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안도걸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과제TF 팀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강원도 지역구 기획위원-균형성장특위-국정과제TF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31.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주제로 열린 국회 AI 포럼 세미나에서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7.02.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반면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기존에 자동차 관세 2.5%가 있었던 일본·EU와 달리 우리나라는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관세가 0%였음을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로 기업들이 안게 될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일본과 똑같이 국가별 상호관세가 15%로 정해진 것에 대해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하는데 사실 한국은 무관세였던 것이 15%가 된 것"이라며 "자화자찬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가 FTA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가 사실상 날아갔다. 대미 투자 관계에서도 일본이나 EU에 비해 과도하게 약속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상황에서 정부가 다급하게 굴욕적으로 협상에 임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동의할 수 없다. 국민들이 보시기에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소나기를 피했다"며 "굴욕적이지도 않았고 당당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할 말을 다 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자동차 관세율 12.5%를 얻지 못한 데 대해선 "관철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한국은 FTA 체결 국가니 다른 국가와 차별성을 인정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당장 8월1일이면 25% 상호관세율이 부과되니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도 있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요국 관세 협상 결과 관련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자료를 보고 있다. 2025.08.06.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한미 통상협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파업이 가능해져 기업들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을 예고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는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근로조건의 결정' 등으로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구 부총리는 "저희가 판단하기로는 노조도 국익 관점에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는 후속 협상 상황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구 부총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선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고, 비관세 장벽 문제에 관해서는 "FTA를 통해 97.7%가 개방돼 있다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일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설득해 납득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대미 투자펀드 3500억달러의 투자 계획과 내용에 대해서는 "투자와 대출, 보증으로 구성되는데 그 비중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게 없다.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로 협상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산 과채류 등 농산물 수입 개방 우려에 대해선 "관세 협상에서 추가적으로 개방한 것은 진짜 없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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