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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의 복선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아무 죄 없다’ 변론 전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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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의 복선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아무 죄 없다’ 변론 전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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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





대통령과 동급(A그룹)의 비화폰 권한을 부여받았던 김건희씨가 6일 오전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지각 출석하며 한 말이다. ‘대통령(V1) 위에 김건희(V0)가 있다’ ‘대통령 행세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였지만, 피의자로 수사기관에 불려가게 되자 돌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며 자신을 한껏 낮춘 것이다.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국민에 사과하며 한 말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전에 준비한 사과 멘트에 ‘변론 전략’과 ‘가시’가 들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신은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공천 등에 개입할 수 없고, 일부 관여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 권한 없는 전직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대대적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극우 지지층 정서를 건드리는 계산된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각종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각종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내내 김씨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좌초시키고, 자신을 비판하는 집권여당 대표를 사퇴 직전까지 몰고 가고, 여당 공천과 대통령실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내가 정권 잡으면”(‘서울의 소리’ 김건희 녹취록), “제가 이 자리에 있어 보니까” “적극적으로 남북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최재영 목사 대화 영상)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미국 방문 중 탈북민과 대화),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항상 주의를 기울여 선제적으로 대응”(경찰 등과의 대화) 등 대통령 부인의 통상적 수위를 넘어서는 언행으로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야당 비판을 자초했다.



2021년 12월26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년 12월26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혐의에 대한 해명 없이 감정에 호소하는 태도는 4년 전과 그대로였다. 김씨는 2021년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섰다. 자신의 허위 경력 논란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남편 윤석열의 지지율이 하락하던 때였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고 했지만,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후배들에게 베풀 줄 아는 남자” “몸이 약한 절 걱정해 밥은 먹었냐, 늘 전화를 잊지 않은 남편” 등 구체적 사과와 소명 대신 감정적 개인사를 쏟아냈다. 허위 경력에 대해서는 “잘 보이려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는 애매한 한 줄 해명에 그쳤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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