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금품수수 등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나왔다. 지난달 2일 출범한 특검팀 수사 개시 35일 만이다.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는 수사기관에 첫 공개 소환된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대통령경호처 부속시설에서 검찰 ‘출장 조사’를 받은 지 382일 만에 제대로 대면조사를 받게 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검은색 카니발 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집에서 출발했다. 특검팀의 김 여사 출석 통보 시각은 이날 오전 10시였지만, 김 여사가 탑승한 차는 출석 예정 시각을 넘겨 오전 10시10분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웨스트(West)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곧장 차에서 내려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건물 밖에 설치된 포토라인을 지나갔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오른손엔 작은 검은색 가방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 여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2층으로 이동하면서 내내 굳은 표정을 보였다. 이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케이티광화문빌딩 주변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30여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지킨다” 등을 외쳤다.
김 여사는 이 건물 2층에 마련된 제2의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는 “국민에게 할 말씀 있습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으셨나”,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가신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 미리 알고 있었나”, “(공천개입 핵심피의자) 명태균씨와 왜 만나고 통화했나”, “비피(BP·블랙펄) 패밀리 들어보신 적 있나”, “의혹 가운데 해명하고 싶은 게 있나”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여사는 시선을 아래로 둔 채 입을 다물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취재진을 뒤로 하고 엘리베이터에 탄 뒤 조사실이 있는 12층으로 올라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대기실에 잠시 머물다가 이날 오전 10시22분 조사실로 들어와 10시23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중기 특검 등은 김 여사와 별도의 티타임을 갖지 않았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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