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통상 협의 대상에서 제외된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양 국가가 정상이 만나는 회담에서 다뤄지게 됐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최종 결정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미국 정부를 앞세운 구글과 애플이 한국의 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요청한 가운데, 이를 승인할 경우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칠 영향력이 대두되고 있다.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 빅테크들이 단기간 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장악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중소상공인들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등 기술 진보가 빨라지며 지도와 같은 공간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공간정보산업과 미래 잠재적 가치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도 API 가격 협상력 우위…센서 납품업체·SME 직격타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간정보산업은 정부가 '중소기업 간 제한경쟁' 업종으로 지정한 2006년 이후 현재까지 99%가 영세한 기업으로 구성돼 왔다. 주로 위치 기반 서비스(LBS),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센서 칩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구글에 정밀지도 데이터가 반출돼 API 가격 등에 대한 협상력이 축소될 경우 즉각적으로 피해를 본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미국 정부를 앞세운 구글과 애플이 한국의 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요청한 가운데, 이를 승인할 경우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칠 영향력이 대두되고 있다.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 빅테크들이 단기간 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장악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중소상공인들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등 기술 진보가 빨라지며 지도와 같은 공간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공간정보산업과 미래 잠재적 가치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도 API 가격 협상력 우위…센서 납품업체·SME 직격타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간정보산업은 정부가 '중소기업 간 제한경쟁' 업종으로 지정한 2006년 이후 현재까지 99%가 영세한 기업으로 구성돼 왔다. 주로 위치 기반 서비스(LBS),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센서 칩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구글에 정밀지도 데이터가 반출돼 API 가격 등에 대한 협상력이 축소될 경우 즉각적으로 피해를 본다.
현재 구글 지도 API 수수료는 국내 사업자 대비 10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오프라인 중소상공인(SME)들이 네이버지도 노출로 얻은 매출 증대 효과는 연간 2조원이며, 무료 노출과 저렴한 광고로 약 12.9조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저렴한 지역 SME 광고를 통해 구글 대비 연간 725억원의 광고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는 시장지배력을 앞세운 구글의 지도 API 가격 조정 현상을 저지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앞서 2019년 지도 API 가격을 급상승시키자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리눅스재단 오버추어 지도 재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글로벌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의 경우, 2016년부터 구글지도API 의존 탈피를 위해 자체 지도 서비스 제작을 선언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8년 구글이 모바일 버전 지도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당시 미국과 유럽의 거치형 내비게이션 최대 사업자였던 '탐탐'과 '가민'의 주가는 각각 85%와 7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프랑스나 일본, 호주처럼 자국의 정밀지도를 해외 기업에 개방 후, 오히려 자국의 공간정보산업이 사양길을 걷게 된 사례도 있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는 지난 4월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국내 공간정보 업체 중 90%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에 반대 입장 표명했다"며 "국가 안보 위협, 국내 산업 붕괴, 중국 등 다른 빅테크 요청 시 부정적 선례 등 측면을 우려점으로 꼽았고 구글의 독점 형성 및 국내 시장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일호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본부장은 "2016년에는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약 60%였지만, 최근에는 90%로 높아졌다"며 "매출에 대한 영향도 과거에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10%, 부정적이 20% 수준이었지만 최근 조사 결과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이 없었고 부정적이 88%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과 달리 국내 법이나 여론에 통제받지 않아 이에 대한 공포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자리 축소·광고비 인상에 소상공인 설 자리 잃는다
정밀지도의 국외 반출이 현실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택시업과 대리운전업을 비롯한 소상공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이 요청하는 1대5000 수준 정밀지도의 경우, 자율주행 학습에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자회사 웨이모 등이 활성화될 경우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 지도 등에 광고 노출이 필요한 음식점 등 소상공인들 역시 구글이 갑작스레 광고비를 인상할 경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지난 4월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구글은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한 것과 같이, 높은 인구 밀도, 빠른 기술 수용성, 도시 인프라를 갖춰 매력적인 시장인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택시업, 대리운전업 등 소상공인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며 국가 중요 자산을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 대상에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가 협상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환영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가 줄곧 우려를 표명해 온 미국의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요구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방어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이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한다"며 "정부가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다면 미국의 자율주행운송수단 진출로 인해 택시업, 대리운전업 등 운송업에 종사하는 수십만 명의 일자리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는 추후에도 이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서를 통해 “국정 혼란을 틈타 구글이 반출을 재차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법인세 납부 등 책임을 회피하고 이익만 챙기려 한다. 지도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구글의 독점적 플랫폼 경쟁력에 더욱 종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이미 검색, OS 등에서 독점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밀지도까지 가져갈 경우, 지도 서비스로 지배력이 전이될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구글이 갑작스레 지도API나 광고비를 올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가중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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