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식 수사 개시 한 달여 만인 6일 김 여사를 공개 소환한다. 김 여사는 포토라인에 선 뒤 광화문에 마련된 특검 조사실로 향할 예정이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의 조사에 공개적으로 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김건희특검은 6일 오전 10시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사무실로 소환해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 16개에 달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정희 특검보는 "원칙에 따라 통상의 절차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부장검사급 인력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도 특검 소환에 응해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 여사는 이날 건물 1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전현직 영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공개 소환에 응하는 것이다. 2004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 여사를 남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나, 조사 사실은 조사가 끝나고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 역시 2009년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에서 비공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뒤늦게 조사 사실이 전해졌다.
김 여사는 작년 7월에도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받았으나, 당시에는 검찰이 비공개 방문 조사를 한 탓에 출석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공천 개입 사건 전담 수사팀과 서울고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팀이 김 여사에 대해 거듭 소환 통보를 했으나, 김 여사 측은 모두 불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소환된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통일교 관련 청탁 의혹 사건'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볼 전망이다. 네 사건은 16개 의혹 중 특검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것들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앞서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김 여사가 사전에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해 특검에 넘겼고, 특검은 이와 관련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7초 매매' 의혹 당사자인 주가조작 선수 민 모씨, 주포 김 모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이날 구속됐다.
건진법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특검은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청탁 브로커인 이성재 씨를 구속해 연일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에서 압수한 목걸이와 현금, 유명 화가의 그림 등 고가 물품에 대해 청탁성이나 대가성이 있는지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압수품에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해외 순방에서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가 포함돼 있는데, 특검은 이를 모조품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브로커 명씨의 공천 개입과 관련해서도 2022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의원을 불러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특검은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을 구속 기소하는 등 실체를 상당 부분 규명했다. 다만 특검은 아직 이 사건과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밝히지 못해,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를 상대로 주가조작 인지 여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검 조사는 16개 의혹 중 조사가 진척된 일부 사건에 대해서만 이뤄지는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추후 소환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소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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