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밈의 주인공 '꽁냥이' 모습.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지난해 겨울 SNS(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던 '꽁냥이' 밈(meme) 주인공인 고양이 근황이 전해져 화제다.
해당 장면은 2021년 12월27일 MBN이 '지하철역 스프링클러 동파사고'를 보도하면서 내보낸 자료화면이다.
41년 만에 찾아온 한파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뚝섬한강공원 위를 걷던 고양이가 비춰지며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라는 기자 리포트가 더해졌는데, 여기에 비트와 율동이 붙으며 챌린지가 시작됐다.
이 장면을 직접 촬영한 이동학 영상기자는 지난 4일 유튜브 채널에 '꽁냥이' 근황을 올리며 "고양이를 입양해 '꽁꽁'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꽁꽁은 2021년 겨울 한파를 취재하던 중 촬영 보조 후배가 알려줘 촬영하게 됐다"며 "한 커뮤니티에서 제가 고양이를 찍었던 뚝섬한강공원에서 최근까지도 그 고양이를 봤다는 댓글과 사진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길고양이 수명은 집고양이보다 짧고 방송 이후 혹독한 겨울이 2번은 더 찾아와 견디기 힘들 거라 생각했다"며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지만 저는 그때 고양이를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밈의 주인공 '꽁냥이' 모습.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
이 기자는 '꽁냥이' 목격담을 보고 뚝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꽁냥이가 촬영된 2021년 이후로 몇 번의 강추위가 한반도를 덮쳐왔기 때문에 무탈하게 지내왔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원을 서성이다 운명처럼 '꽁냥이'와 마주친 이 기자. 노랗게 염색된 머리를 시작으로, 등에 찍힌 커다란 원형 모양의 점들까지 영락없는 꽁냥이었다.
이 기자는 매일 밤 밥과 간식을 챙겨주다가 결국 집에 데리고 오게 됐다.
그는 "저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댓글과 관심을 보니 생명의 무게가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그 친구를 다시 발견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으니 참고해 달라. 종종 소식을 전하겠다"고 했다.
이 기자는 '꽁꽁'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고양이가 집에서 물 마시는 영상을 공개하며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를 걸으며 마실 물을 찾던 고양이는 더 이상 마실 물을 찾기 위해 차가운 얼음 위를 걷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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