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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쓰레기 뒤지는 아르헨 시민들···부에노스아이레스, 벌금 물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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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쓰레기 뒤지는 아르헨 시민들···부에노스아이레스, 벌금 물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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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사라질 것” “너무 가혹한 조치” 갑론을박
한 남성이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근처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남성이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근처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경제난으로 빈민층이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져 길거리 미관과 위생이 나빠지자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시가 이들을 대상으로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는 4일(현지시간) 쓰레기통을 건드려 도시 미관에 해를 끼친 자에 벌금 최대 90만페소(약 90만원)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새 규칙에 따르면 쓰레기를 뒤지는 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경찰 지시에 따라 쓰레기를 통 안으로 주워 담고 주변을 청소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1∼15일간의 사회봉사 활동 또는 6만페소(약 6만원)에서 최대 90만페소(90만원)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호르헤 마크리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시장은 “안전부와 시 경찰에 ‘쓰레기통에서 쓰레기를 꺼내 길가에 버리는 개인이나 단체를 발견할 경우 즉시 청소하고 정리할 것을 요구하라’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거부할 경우 현행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2023년 말부터 빈민층이 급격히 늘어났다. 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져 버려진 물건이나 음식을 가져가는 행인들이 폭증했으며 이 과정에서 쓰레기가 밖으로 나와 도시가 더러워졌다. 쓰레기통이 파손되는 일도 잦아졌다.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시는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넣을 수만 있고 뺄 수는 없는 ‘우편함’과 비슷한 구조의 쓰레기통 7000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쓰레기통 입구가 작아져 대형 쓰레기봉투를 넣을 수 없게 된 시민들은 쓰레기봉투를 거리에 쌓아두기 시작했다.


한 남성이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설치된 쓰레기통에서 재활용품을 찾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남성이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설치된 쓰레기통에서 재활용품을 찾고 있다. AP연합뉴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새 정책에 대해 아르헨티나 시민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오갔다. 소셜미디어에는 “드디어 거리가 악취에서 벗어나겠다”는 글이 올라온 한편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를 뒤지는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도둑 잡기에도 바쁜 경찰이 쓰레기까지 관리해야 하나” 등 반대 의견도 올라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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