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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정당성 홍보'…국방부, 국방홍보원장 직위해제·수사의뢰(종합)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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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정당성 홍보'…국방부, 국방홍보원장 직위해제·수사의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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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민원신고로 7월 24~30일 감사 실시
공무원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확인
중앙징계위에 징계 요구, 의결 때까지 직위해제
강요죄 및 명예훼손죄 혐의도 있어 수사의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4일 정치적 편향성에 따른 ‘국방일보’ 편집권 남용과 보복성 인사 등의 논란을 빚은 채일 국방홍보원장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국방일보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취임사 중 12·3 비상계엄 관련 언급을 누락한 것을 지적하며 “기강을 잘 잡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채일 국방홍보원장의 직권남용과 폭언 등에 대한 민원신고에 따라 국방홍보원장을 대상으로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감사결과에 따라 국방부는 국방홍보원장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 등에 대해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채 원장의 징계의결 때까지 원장 직위를 해제키로 했다. 특히 형법상 강요죄와 명예훼손죄 관련 혐의도 있어 수사의뢰했다.

채일 원장 (출처=국방홍보원)

채일 원장 (출처=국방홍보원)


국방홍보원은 KFN(옛 국방TV)과 국방일보, 국방FM, 국방누리 등을 운영하는 국방부 소속 미디어 전문기관이다. 국방홍보원의 올해 예산은 411억원이다. 채 원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선거 캠프에서 공보 특보를 맡았다. 지난 2023년 5월 8일 국방홍보원장으로 임명됐다. 경력 개방형 직위인 국방홍보원장은 고위공무원 나급으로 임기는 3년이다.

채 원장은 지난 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월 12일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정당성을 항변하는 대국민담화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라는 지시 의혹을 받았다. 해당 기사는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은 전혀 다루지 않고, 군 병력의 국회 투입은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일방적 발언만을 12월 13일자 1면과 2면에 보도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이 대통령 관련 보도와 국정 홍보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일보 간부들에게 6월 5일자 이 대통령 당선 이후 7개면 특집 지면 편성에 ‘뭐 이렇게 많이 반영했냐’며 질타했다는게 대표적이다. 국방일보의 대통령 당선 시점 특집 지면은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대통령 때 모두 7개면을 할애했다.


또 당초 6월 9일자 국방일보 1면에 배치됐던 이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 통화 기사도 채 원장 지시로 신문 발행 직전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주요 성과와 의미를 분석하는 외부 필자 기고 역시 채 원장 반대로 게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 원장은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의욕이 넘쳐 대통령실 기사를 너무 오버하며 많이 쓰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실 출입기자 교체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 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 한강과 관련해서도 “5·18을 미화한 (한강의) 작품이 장병 정신교육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관련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한 인사 조치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일보 기자들의 인사 이동은 최근 실제 이뤄졌다.

지난 달 28일자 국방일보 1면은 안규백 신임 국방부 장관 취임사를 보도하면서, 안 장관이 상당 부분을 12·3 비상계엄 관련 언급을 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누락했다. (출처=국방일보PDF 캡쳐)

지난 달 28일자 국방일보 1면은 안규백 신임 국방부 장관 취임사를 보도하면서, 안 장관이 상당 부분을 12·3 비상계엄 관련 언급을 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누락했다. (출처=국방일보PDF 캡쳐)


게다가 국방일보는 지난 달 28일자 지면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취임사 중 약 5분의 1이나 할애한 12·3 내란 척결 관련 메시지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안 장관은 “우리 군이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는 점 등을 역설했지만, 국방일보는 이 대목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국방일보가) 국방장관의 취임사를 편집하면서 내란 언급은 싹 뺐다고 한다. (사안이) 심각하다”면서 안 장관에게 “기강을 잘 잡으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 지적에 대해서도 채 원장은 실·부장 회의에서 “대통령한테 국방일보 기자들이 편집권을 집해당했다는 성명서를 내야되는거 아니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신분인 국방홍보원 직원들에게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라고 부추겼다는 의미다. 직원들의 거부로 채 원장의 집단행동 사주는 실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