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반대’ 野필리버스터 첫 주자
李정부 관세협상·지역화폐 등 비판
與 의석선 “尹보다 잘했다” 항의·고성
종결 동의안 제출…24시간 뒤 표결
李정부 관세협상·지역화폐 등 비판
與 의석선 “尹보다 잘했다” 항의·고성
종결 동의안 제출…24시간 뒤 표결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되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오른 방송 3법과 관련해 “민주당을 규정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반미, 표퓰리즘, 반기업 정부”라며 정부 출범 이후 쟁점 법안 강행 처리와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트럼프 대통령하고 골프 치시면서 제발 OB(out of bounds·공이 경기 구역을 벗어난 경우)는 내지 말고 정상적으로 협상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방송법 개정안이 상정된 직후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의 첫 번째 주자로 단상에 올라 대여 비판을 쏟아냈다.
우선 신 의원은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를 향해 “21대 국회가 앞으로 3년이 남았다. 그런데 새로 뽑힌 여당 대표는 야당과의 전쟁을 선언했다”며 “이것은 곧 (야당 의원을 선출한) 국민과의 전쟁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도 여당을 여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정 대표를 “반미 삼총사”라고 칭했다.
신 의원은 지난달 말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지금 잘했다는 말이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이번 협상 결과가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일본과 유럽연합(EU)와 비슷한 수준이라 강조하며 “지금 그게 잘됐다고 하시는 분들은 민주당 지지자들, 민주당 국회의원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본보다 2.5% 더 많이 관세를 물게 생겼다. 유럽과도 마찬가지”라며 “10조를 수출하면 2.5%면 2500억원”이라고 했다. 이어 “그 2500억원 때문에 대한민국 상품의 경쟁력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생겼다”며 “지금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신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추진된 지역화폐 정책도 “정말 말도 안 되는 현금 살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 1명을 위해서, 경기도에서 했다는 이유로 이걸 대한민국 전역으로 퍼뜨려서 우리 국민들을 포퓰리즘의 단맛에 중독되게 하고 그들의 이빨을 다 썩게 해서 다 빠져나가게 만들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남미의 베네수엘라로 가는 길”이라며 “이게 맞는가”라고 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상정과 관련한 신동욱 의원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
또 신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을 향해 “미국 가셔서 골프 치신다고 연습하신다고 하는데, 제가 과거에 듣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굉장히 장타시라고 한다. 그런데 OB가 많이 나신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하고 골프 치시면서 제발 OB는 내지 말고 정상적으로 협상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영원한 것”이라며 “여러분들 정치를 보면서 지금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렇게 폭주하시면 정말 싹수가 노랗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신 의원의 토론이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남아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석에서는 “술만 마신 윤석열보다는 잘했다(이소영 의원)” 등 항의와 야유가 쏟아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신 의원의 발언 도중 “너무 장시간을 주제와 관계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직후인 이날 오후 4시3분 종결동의안을 우 의장에게 제출했다. 국회법상 종결동의안이 제출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