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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말자 할매'로 호감 반전시킨 김영희…비하 없는 공감형 캐릭에 대중 마음 열렸다 [TEN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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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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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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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일까. 그 누구도 비하하지 않고, 깎아내리지 않는 그의 개그에 많은 이들이 마음을 열고 있다. 방송인 김영희의 이야기다. 개그콘서트 부활 전까지 비호감 이미지가 있었던 그녀가 말자할매 캐릭터를 통해 호감 개그맨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김영희는 2023년 11월 새롭게 단장을 한 KBS '개그콘서트'에서 '소통왕 말자 할매'라는 코너에 출연해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사전에 시청자들의 고민을 받아 하나씩 읽어주기도 하며, 객석으로 나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해결책을 내려주는 등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준비과정을 거치고 출연자들과 합을 맞춰보고 주어진 대본이 있는 다른 콩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김영희가 꾸미는 '소통왕 말자 할매'는 어딘가 거칠게 느껴지면서도 나름의 다정함을 겸비해 매번 달라지는 고민과, 현장에서 즉석으로 관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순발력을 발휘해 극을 이어나가는 전형적인 스탠딩 코미디의 형식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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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말자 할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하다. 별 것 아닌듯, 때로는 호통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 알맹이가 있고 고민으로 무거웠던 사람의 짐을 한순간에 가볍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첫사랑인 전 남자 친구가 지금 만나고 있는 연인과 헤어질 것 같다며 다시 만나도 되냐며 "그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고민하던 관객에게 김영희는 "정신 차려 언니, 너도 하나다. 그 첫사랑도 하나지만 너도 유일한 하나라고.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라. 알았어? 됐어, 고민 해결됐다"라며 쿨하게 해결책을 내려줬다.

고등학교 1학년인데 아직 꿈이 없다는 학생에게는 "고 1 밖에 안 됐는데 벌써 꿈을 찾아야 하냐"며 호통을 치기도, 나이가 30살 이지만 아직 계약직이라 고민이라는 이에게는 "말투가 무척 MZ같다"며 농담하다가도 "밝은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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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텐아시아DB



호쾌하게 고민을 해결해주는 김영희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유튜브 개그콘서트 공식 채널에는 방송 상에서 편집된 장면 외에도 무삭제판 영상을 게재했고 조회수는 30만회를 넘어섰다. 짧게 편집한 쇼츠 영상은 최소 20만회에서 100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다. 고민을 해결해주는 김영희에 시청자들은 "개콘에서 이 코너가 제일 좋다" "김영희의 센스에 감탄한다" "진심으로 위로가 됐다"며 반응을 남겼다.

누군가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김영희에게도 어두운 시기가 있었다. 과거 행실과 실언으로 인한 논란을 겪었고 흔히 말하는 '비호감' 이미지였던 그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다"며 "악플이 쏟아졌다. 극복하고 싶지도, 풀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떠나야 끝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힘겨웠던 시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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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시도가 있었다"고 이야기한 김영희는 본인이 살고 싶다는 것을, 그리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곰곰이 떠올렸다고 한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주변을 묵묵히 지켜주던 사람들이었다고. 김영희는 "나한테 맞는 명언을 나 스스로 만들어 살면 그게 답이다"라며 "상처 주는 사람들 신경 쓰다가 진짜 고마운 사람들을 놓친다. 무엇보다 내가 힘든 게 나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사람으로 인한 아픔을 겪었기에 누구보다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 누구도 깎아내리고 비하하지 않는 김영희만의 건강한 개그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보내는 이유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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