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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방치가 죄인 줄 몰랐다” 쓰레기집에서 방치된 스피츠 22마리…견주 항변에 누리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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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12일 SBS ‘TV 동물농장’에 방송된 스피츠 22마리 학대사건.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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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강아지를 무분별하게 입양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방치해 학대한 견주 사연이 방송돼 누리꾼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 SBS ‘TV 동물농장’에 방송된 사연은 이랬다. 자신의 집인데도 들어가질 못하고 있다는 다급한 요청에 동물농장 팀이 출동했다. 찾아가 보니, 중식당.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중식당을 20년째 운영하는 사장님이었다.

품 안에 작은 스피츠를 안고 있는데, 그 집에서 기어 나오는 것을 겨우 구조해 살려냈다고 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중식당에서 일하는 직원 박 씨에게 오래전 사장님 명의로 집을 얻어주었고 그동안 가족처럼 지내왔었다고. 6년 전 외로움에 스피츠 2마리를 입양한 후 잘 살아왔는데, 지난 2월 24일을 마지막으로 나타나질 않았다는 것이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집을 찾았다가 마주한 상황은 온통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공간에, 엄청난 수의 스피츠들. 예민해진 탓인지 강한 공격성을 보여 문을 열 수도 없었다고 한다.

직접 현장을 찾은 제작진이 밀대 도구를 이용해 겨우 집 안으로 진입한 후 맞닥뜨린 집 내부 상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처참했다. 온몸에 물린 자국이 가득 난 채 곧 숨이 끊어질 듯 쓰러져 있는 스피츠부터 앙상하게 뼈를 드러낸 사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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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SBS ‘TV 동물농장’에 방송된 스피츠 22마리 학대사건.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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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와 동물단체 직원들까지 동원되어 구조에 나섰는데, 결국 몇 마리는 숨을 거두고 말았고, 구조한 녀석들 상태도 썩 좋지는 않았다. 당황스러운 건, 조금 전까지 그렇게 공격성을 보이던 녀석들이 사람들이 가까이 가자 애교를 부리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

주인의 허락 없이는 구조도 할 수 없지만, 학대가 의심되면 관할 지자체장이 학대행위자로부터 동물을 격리해야 한다는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 덕분에, 집을 방문한 관할 구청의 동의하에 녀석들을 전부 구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물 학대로 박 씨를 신고한 후 그 간의 사정을 듣기 위해 주변을 탐문했다. 탐문 결과, 박 씨는 6년 전 펫샵에서 스피츠 두 마리를 입양하고 매일 품에 강아지들을 안고 출퇴근할 정도로 녀석들을 무척이나 아꼈다고. 그러다 새끼가 태어나자 주변에 입양을 시켰는데, 입양을 받은 사람들은 전부 강아지들이 건강하고 학대받은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때 청주에서 박 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진이 관할 경찰서로 향했고, 몰래 나오는 박 씨를 만나 어렵게 사연을 듣게 되었다.

외로움에 입양했던 스피츠들이 새끼를 낳으면서 다 기를 수 없어 주변에 입양을 시켰는데, 새끼가 태어나는 속도는 너무 빠르고 입양을 시킬 수 있는 곳은 점점 줄어들면서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5개월 전 뒤늦게 태어난 녀석들이 가장 먼저 입양했던 스피츠를 죽이면서 정이 떨어져 최소한의 돌봄도 포기했고, 살기 위해 녀석들을 버려둔 채 집을 나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방치가 죄가 되는 줄도 몰랐다는 게 그의 항변이다.

박 씨는 스피츠들에 대한 포기각서를 썼고, 이후는 일사천리.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스피츠들은 새 삶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집 주인은 일정 기간 동안 녀석들이 지낼 수 있도록 박 씨의 집을 보호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주었고, 특수 청소업체의 도움으로 쓰레기 집은 깨끗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이웃 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스피츠들의 사료와 청소를 맡아주기로 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여기서 전염병을 포함한 치료를 한 후 녀석들을 동물자유연대로 옮겨 끝까지 책임지고, 일부 다른 보호소로 옮겨진 녀석들도 입양을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TV 동물농장에 방송은 분당 2049 최고 시청률 2.2%, 평균 가구 시청률 6.2%를 기록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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