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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결혼 앞둔 송지은·박위, '영상의 힘' 극대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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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열애 중인 송지은·박위
관찰 예능·유튜브 통해 일상 공개
인식 개선에 긍정적 효과
한국일보

송지은과 박위가 공개 열애를 이어가는 중이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송지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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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생활 중인 유튜버 박위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영상의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자신이 장애인의 불편함을 호소한 부분과 관련해 실제로 상황들이 개선되기도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와 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송지은의 열애는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이다. 박위가 말하는 영상의 힘은 이들의 어떤 모습을 통해 극대화될 수 있을까.

송지은 박위의 열애 소식은 지난해 12월 전해졌다. 송지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성탄절을 앞두고 제 삶에 선물과도 같이 찾아온 소중한 사람을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한다. 사랑하는 제 연인이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공개 열애의 시작을 알렸다. 그가 공개한 열애 상대는 유튜버 박위였다. 박위 또한 개인 SNS로 송지은과의 교제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희 만남을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만남을 이어가는 중이다. 결혼식 날짜도 공개됐다. 박위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드디어 날 잡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오는 10월 9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알렸다. 송지은은 "원래 결혼하는 게 실감이 안 났다. 그런데 얼마 전에 웨딩드레스를 입어 보니 묘하게 실감이 나더라. 이걸 입은 내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된다"고 전했다.

송지은과 박위는 유튜브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위는 MBC '라디오스타'를 찾았을 때 "송지은에게 매일 반한다. 내가 휠체어를 타는 게 안 불편한지 물어봤는데 '여자들은 구두 신으면 길이 불편할 때가 많다. 오빠를 따라가면 편한 길로만 가서 좋다'고 하더라. 그게 너무 따뜻하고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박위는 2014년 낙상사고를 당했으며 현재 휠체어를 타고 생활 중이다. 송지은과 박위는 열애 발표 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 누군가는 장애인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많은 이들이 장애가 만들어낸 장애물을 뛰어넘게 만들었다. 자신이 뇌병변 1급 딸을 둔 엄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라디오스타' 속 박위의 모습을 담은 클립 영상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밝게 바꿔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위의 유튜브 채널을 찾아 "제 남자친구도 경증 장애가 있다"면서 "(송지은과 찍은) 영상을 보면서 공감도 얻고 지지 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송지은 박위의 사랑 이야기는 톱스타들의 열애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최근 연예인들의 열애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 헤어지는 경우도, (대중이) 그 이별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너무 많다. 이에 대한 반사 효과로 송지은 박위 커플이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듯하다. 장애라는 어려움이 있는데도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키우고 활기차게 삶을 함께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V 속 장애 이야기, 우려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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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은과 박위는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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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송지은 박위가 열애를 시작하기 이전에도 TV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장애 관련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랑한다고 말해줘'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이다. 이 중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특히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작품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러한 TV 속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이들이 가진 어려움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려점은 없을까.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문근 교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송지은 박위 커플의 사례를 비교하며 두 이야기 모두 시청자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본지에 "흔히 중증 장애를 극복하고 대단한, 혹은 비범한 성취를 이룬 장애인에 대해서는 영웅적 서사가 따라붙기에 비장애인들도 그들의 성취를 인정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장애 인식 개선에 갖는 효과는 제한적이거나 심지어 부정적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영우 변호사가 지닌 능력이나 성취를 대다수 장애인에게 일반화해 '당신도 노력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게 될 경우 이 또한 편견이며 장애인에 대한 억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자폐성 장애라는 독특한 장애가 있지만 적절한 배려와 편의 제공을 받을 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우영우의 사례든, 박위의 사례든 '장애인도 저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데 기여하겠지만 대부분의 장애인이 그럴 수 없음을 잘 아는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두 사례는 예외적이고, 특수하고, 희소하며, 그래서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올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송지은 박위가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장애를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장애를 미화하거나 특별한 조력자가 있는 지나치게 운이 좋은 사례들을 제시하는 대신 장애인에게도 꿈이 있으며, 때로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송지은 박위 커플의 삶이 관찰 예능이나 유튜브를 통해 소개될 때 가능한 한 장애가 그들의 삶을 방해하는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장애 인식을 개선한다는 것은 우리가 장애를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장애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장애에도 불구하고 한 인격체를 존중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담담한 태도를 내면화하게 된다'는 의미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등장한 많은 드라마, 예능 등의 방송 프로그램들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실감하게 만들었다. 장애인을 향한 색안경도 조금씩 지워지는 중이다. 남은 과제는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난관을 마주하고 있는지 알리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영상의 힘을 느낀 박위와 그의 예비 신부 송지은이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일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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