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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크로우 최악의 시나리오 때문? 임기영 선발 전환 승부수, 임기영-KIA 이익 일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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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10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임기영(31)의 상태를 전하면서 보직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선발로 돌아올 것인지, 불펜으로 돌아올 것이지는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후자 쪽에 조금 더 힘을 줬다.

빌드업 기간 때문이다. 임기영은 오히려 선발이 더 익숙한 선수다. 2017년 이후 1군 통산 209경기에 나갔는데 이중 122경기가 선발이었다. 이 기간 임기영보다 더 많은 선발 등판을 한 선수는 에이스 양현종(187경기)이 전부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시즌 개막 당시 5선발 경쟁에서 밀려 1년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올해도 불펜으로 준비했다. 선발로 준비한 선수가 아니었다.

임기영이 다시 선발로 준비하려면 빌드업 과정이 오래 걸리고, 자칫 잘못하면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럴 바에는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졌을 때 뒤에 붙어 2~3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감독도 그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하지만 12일 경기를 앞두고는 무게중심이 확연하게 이동했다. 이 감독은 현재 팀 사정을 봤을 때 선발로 돌아오는 게 팀에는 더 낫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확정은 아니다.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임기영은 앞으로 60~70구 정도를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까지 과정을 진행한다. 이후 컨디션을 체크하고, 그 다음 보직을 결정하겠다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무리가 있다면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가 읽혔다. 다만 불펜으로 준비했다가 선발로 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일단 선발로 준비하고 안 되면 롱릴리프로 돌아와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 사이에 구상이 바뀌었다. ‘팀 사정’이라고 했다. 이 감독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유는 단순하게 보인다.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의 팔꿈치 부상 때문이다. 크로우는 8일 대구에서 불펜 피칭을 한 뒤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고, 두 군데 의료기관에서 검진한 결과 측부 인대의 부분 손상이 발견된다. 최소 2주는 투구를 못한다. 2주 뒤 재검진을 해봐야 복귀 시점이 가늠될 전망이다.

문제는 인대의 손상이 발견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쉬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 달 이상 결장도 불가피하다. 게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도 크로우의 팔꿈치는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심스레 관리해야 하고, 그렇게 관리해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KIA가 결국 외국인 투수 교체 준비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2주 뒤 그런 결단이 내려진다면 새 외국인 투수가 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크로우는 물론 이의리의 팔꿈치 상태도 불안한 KIA는 선발 투수를 더 확보해야 한다. 황동하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 명으로 안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임기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임기영이 다양한 활용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지 않았으니 위험 요소도 있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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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임기영으로서는 반길 수 있는 결정이기도 하다. 임기영은 2022년까지 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다. 선발이 맞는 옷이라 여겼다. 지난해에는 불펜에서 뛰었지만 원래 선발로 뛰었던 선수로서는 선발 준비 계획을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선발과 불펜은 아무래도 값어치 차이가 있고, 임기영은 지난해 이미 불펜에서 보여줄 것은 거의 다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선발로 잘 던진다면 선발·불펜 모두를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자원임을 입증해 시장에서 더 좋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최종적인 결정까지 시간이 조금 더 남아 있는 가운데 임기영의 이득과 KIA의 이득이 모두 극대화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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