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는 유아인 리스크를 극복했나

'종말의 바보' 티저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가 유아인 리스크를 감수하고 시청자와 만났다. 유아인 분량을 크게 편집하지는 않았다는 이 작품은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얻는 중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인간수업' '마이 네임'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밀회' '풍문으로 들었고' 정성주 작가가 각본을 썼다.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는 중학교 교사 진세경 역의 안은진, 마음이 불안한 신도들을 보살피는 신부 우성재 역의 전성우, 보급 수송과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전투근무지원 대대 중대장 강인아 역의 김윤혜, 그리고 마약 투약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아인 등이 출연한다.

작품 공개 전부터 유아인 리스크가 작품의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됐던 상황. 뚜껑을 열자, 유아인 분량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담겨 일부 시청자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유아인 분량을 편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연출자 김진민 감독의 해명이다. 김 감독은 "유아인 분량이 원래 분량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손을 본 부분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순 없다. 여러 논란으로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도 있으니, 그걸 고려하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아인이 맡은 롤이 있는데, 그 롤이 빠지면 이야기가 흔들린다. 그 이야기가 빠지면 이상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 리스크를 의식한 듯, '종말의 바보'는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과 비교해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았다. 한 차례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제외하곤, 작품을 알리는 움직임이 적은 편이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치곤,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 1일 발표한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랭킹에 따르면, '종말의 바보'는 4월 마지막 주(22일~28일) 기준 9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2위, '기생수: 더 그레이'가 6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신작인 '종말의 바보'가 큰 힘을 쓰지는 못한 셈이다.

김진민 감독. 사진=넷플릭스

이같은 성적과 일각의 혹평에 대해 김 감독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반응이 꽤 있는 거 같다. 예상을 안 했던 건 아닌데,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편집에 애를 썼는데, 여전히 '미흡한 점을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쉬운 대본은 아니었지만, 그걸 최대한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부족함이 있었던 걸 알고 크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기가 많았던 작품 중에도 저도 받아들이기 힘든 반응이 가끔 있었다. 많은 인기 있는 드라마 중에서도 그런 반응은 있었던 것 같다. 그 의견은 존중한다"며 "기대했던 디스토피아물이 아니란 반응이 있다. 디스토피아가 많이 장르화됐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어서, 전개 방향이 많이 다르다. 작품에 대한 시선이 달라서 생긴 충돌이다. 누가 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전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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