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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너희는 던져라”…SSG 영건들 호투 이끈 이지영의 한 마디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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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내가 질 테니 너희는 던져라. 내가 사인 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희들은 책임 없다. 그냥 던져라’라는 이야기만 한다.”

SSG랜더스의 젊은 투수들이 쾌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방마님 이지영의 한 마디가 있었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최원호 감독의 한화 이글스를 4-3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SSG는 19승 1무 14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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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SSG의 주전 포수로 활약 중인 이지영. 사진=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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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SSG의 핵심 전력이 된 이지영. 사진=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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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한 이지영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른 그는 유려한 투수 리드로 투수진들의 호투도 이끌었다.

이지영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서있던 2회초 1사 2,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황준서의 3구 125km 포크를 공략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4회초 2루수 땅볼로 돌아선 이지영은 승부처였던 6회초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 팀이 3-3으로 맞선 무사 1, 2루에서 한화 우완 불펜 자원 장민재의 2구 134km 패스트볼에 번트를 시도했다.

공은 살짝 떴고, 이를 잡기 위해 장민재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바운드됐다. 가까스로 볼을 잡은 3루수 노시환이 3루로 쇄도하던 2루주자 오태곤을 막기 위해 3루로 송구했지만, 모두 세이프 판정을 받으며 무사 만루로 연결됐다. 공식 기록은 야수선택.

이는 결승점의 도화선이 됐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대타 추신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것. 이후 이지영은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2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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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지영은 2일 대전 한화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사진=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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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SSG 감독은 2일 대전 한화전이 끝나고 이지영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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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이)지영이가 경기 초반 2타점 적시타와 번트 등 공격에 크게 기여했다. 좋은 투수 리드도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지영은 “저는 노려 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황준서가) 위기 상황일 때 워낙 포크볼을 많이 던진다고 들어서 그렇게 생각을 하긴했다”며 2회초 2타점 적시타를 친 상황을 돌아본 뒤 6회초 번트에 대해서는 “한화 (수비)가 (번트할 때) 항상 많이 들어온다. 저도 어떻게든 천천히 대려고 했다. 뜨긴 했는데, (2루 주자였던) (오)태곤이가 잘 판단했다. 살아서 다행”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거리가 있어 (1루에서) 잡힐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뛰게 되면 2루주자가 살기 어려운데, (오)태곤이가 잘해줘서 성공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포수로서의 존재감도 컸던 이지영이다. 그는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오원석(4이닝 3실점)-고효준(승, 1이닝 무실점)-이로운(홀, 1이닝 무실점)-노경은(홀, 1이닝 무실점)-조병현(홀, 1이닝 무실점)-문승원(세, 1이닝 무실점) 등의 호투를 도왔다.

특히 올 시즌 들어 조병현, 이로운 등 젊은 투수들은 완벽히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는 이지영의 책임감 있는 한 마디가 있었다.

이지영은 “어제(1일), 오늘 중간 투수들이 나왔을 때 위기 상황이 많지는 않았다. 다른 것 말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너희는 던져라. 내가 사인 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희들은 책임 없다. 그냥 던져라’라는 이야기만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두 투수에 대해 “150km 가까이 던지는 투수들이다. 컨트롤도 된다. 흥분할 경우 빠질 때도 있지만 그것을 잡아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패스트볼만 던져도 못 친다. 그 하나가 진짜 큰 무기인 것 같다. (조)병현이는 릴리스포인트(투구 시 공을 놓는 지점)가 높기 때문에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들의 스윙이나 파울이 많이 나온다. (이)로운이 같은 경우는 높은 공보다 낮은 공에 힘이 있다. 두 선수에 대해 다르게 볼배합을 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이지영은 “(SSG가) 중간에서 마무리까지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는데, 선발진이 점수를 많이 주고 있다. 아직은 좀 부족한 데 조금 더 투수들과 대화를 많이 할 것”이라며 “본인 공을 던질 수 있게 이야기해 선발진도 안정되게 해 볼 생각”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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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은 안방마님으로써 SSG의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사진=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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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신고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지영은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올 시즌부터 SSG 유니폼을 입고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1270경기에서 타율 0.279 16홈런 3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4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이지영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주전 포수를 책임지며 이번 한화전 포함해 32경기에서 타율 0.304(102타수 31안타) 14타점을 올리고 있다. 단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터.

그럼에도 이지영은 “솔직히 이렇게 (많이) 뛸 것이라 생각은 못 했다. (이숭용) 감독님이 기회도 많이 주시고 선수들도 많이 도와준다. 이렇게 많이 뛰고 있어서 행복하다”며 “생각보다 아직 많이 덥지 않다. 아직은 (체력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방망이야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다. 그런 것을 떠나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버린지 오래다. 대신 이지영에게는 팀 승리가 최우선이다.

“(3할 타율을 기록 중인데) 어차피 3할은 금방 깨진다. 저는 팀에 마이너스가 안 되게 한 베이스라도 더 보내주던가, 아니면 번트를 대는 역할이다. 제가 (안타를) 치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팀이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지영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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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에겐 개인 성적보다 SSG의 승리가 최우선이다.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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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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