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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바르셀로나 팬들, 내게 자신감 줬다"…심신 지쳤던 사비, 팬들 응원에 사임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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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르셀로나를 이끄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사임 결정을 번복한 이유로 팬들의 응원을 꼽았다.

바르셀로나는 2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에르난데스는 바르셀로나 벤치에 남을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대표하던 미드필더였던 사비 감독은 2019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은퇴하자마자 카타르 알사드에서 2년간 감독직을 수행한 그는 2021년 11월 바르셀로나 사령탑이 되면서 친정팀에 돌아왔다.

당시 하락세를 겪으며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대항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사비 감독은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장악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2년 차인 2022-23시즌에 라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4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클럽에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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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바르셀로나를 지휘한지 3년 차가 된 사비 감독은 지난 1월 2023-24시즌이 끝나면 지휘봉을 내려 놓고 팀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사비 감독은 지난 1월 비야레알과의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 22라운드에서 3-5 역전패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다. 난 6월 30일이 되면 클럽을 떠난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 그리고 스태프들과 논의 끝에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팀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바르셀로나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 결정이 전반적인 상황을 완화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임감을 느낀다. 며칠 전에 떠나기로 결정했고, 이제 이 사실을 발표하기로 했다"라며 "난 구단의 문제가 되고 싶지 않다. 2년 전 그랬듯 바르셀로나의 해결책이 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사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 놓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지난 시즌 라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한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지로나에 밀려 3위에 위치했고, 연초에 치른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에서 레알에 1-4로 완패해 사비 감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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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수뇌부도 사비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는데, 시간이 흐른 후 생각을 바꿔 사비 감독에게 좀 더 바르셀로나를 이끌어 줄 것을 부탁했다.

구단의 설득에도 사비 감독은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지난 22일 라리가 32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2-3 패배를 당한 뒤 사비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팀과 작별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비 감독과 바르셀로나 간의 이별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바르셀로나가 결국 사비 감독의 마음을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구단의 설득에 사비 감독은 사임 결정을 번복하고 계속 바르셀로나를 지휘하기로 결정했다.

잔류를 결정한 사비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결정을 왜 번복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는데, 생각을 재고한 이유 중 하나로 바르셀로나 팬들의 지지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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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매체 '트리발 풋볼'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난 바르셀로나의 열렬한 팬이고, 항상 클럽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최근 난 이사회와 클럽으로부터 큰 자신감을 얻었다. 선수들의 지지는 내게 프로젝트가 끝나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계속 싸워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팬들의 지지도 매우 중요했다"라며 "팬들은 거리에서 날 격려해 주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강인하고 능력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1월엔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남는 게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 "1월에 심신과 클럽 차원에서 사임이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팀과 클럽엔 변화가 필요했다.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 그런 결정을 한 건 아니다"라면서 "확실히 그때 그 결정은 잘못됐다. 지금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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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감독이 잔류하자 바르셀로나 회장 주안 라포르타도 기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가 바르셀로나 1군 감독직을 계속 맡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비가 시즌 중반 몇 가지 발언을 한 것을 알고 있지만 어제 우린 이야기를 나눴고, 사비는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과 팀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야망을 내게 전달했다"라며 "이제 우린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고, 개선을 위해 일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프로젝트엔 안정성이 필수이다. 아주 어리거나 경험이 약간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우리 팀엔 이런 안정성이 필요하다"라며 바르셀로나 레전드인 사비 감독을 잔류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또 "사비가 여전히 바르셀로나 감독이라는 건 자부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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