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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인터뷰] '눈물의 여왕' 김갑수 "단명의 아이콘? 그 자체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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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김갑수, F&F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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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갑수(67)의 단명 효과가 이번에도 통한 것일까. tvN 주말극 '눈물의 여왕'이 종영 2회를 남겨둔 가운데 자체 최고 시청률 21.6%(닐슨코리아 전국 케이블, IPTV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tvN 역대 최고 시청률과 단 0.1% 포인트 차이다. 드라마계에서 '단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갑수의 이름값을 톡톡히 본 셈이다.

'눈물의 여왕'에서 김지원(홍해인)의 할아버지 퀸즈 그룹의 수장 홍만대 회장 역을 소화했던 김갑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퀸즈가를 구하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이번 작품에서도 죽음으로 중도 하차했다. 앞서 '미스터 션샤인' '신데렐라 언니' '미세스 캅' 등에서도 사망했던 터. '단명의 아이콘'으로 불리지만 그때마다 작품이 흥행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김갑수는 "요즘 주변에서 (축하) 인사받느라 정신이 없다. 출연한 작품이 잘 되니 너무 기분이 좋다. 김수현, 김지원 등 다 애들 덕분인 것 같다. 날 빨리 죽이고 싶었겠지만 죽일 수 없었겠지 하하하하.. 그래도 계획됐던 것보다 몇 회 더 했던 것 같다"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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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역대 최고까지 0.1% 포인트만 남겨두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21.7%)은 넘어설 것 같다. 현빈이 아휴~ 어디서 감히(웃음). 현빈이가 알면 '아니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그럴 텐데 같은 작가님 작품이지 않나. 자기 작품으로 1, 2위를 바꾼다니 참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처음부터 중도 하차를 알고 시작했나.

"내가 죽어야 이야기가 해결된다고 하니 죽어야지 어떻게 하나.(웃음)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했다."

-연예계 대표 '단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소감은.

"언제부터인가 그랬다. 근데 단명하니 작품이 잘 됐다고 하는 말이 재밌지 않나. 사람들이 '이번엔 오래 사나?' 그렇게 보는 것도 재밌고.(웃음) 보통의 시청자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재밌어하지 않나. '또 돌아가시나요?' 물어보고. '안 죽어요' 그러면 다행이라고 박수 쳐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게 재미가 아닌가 싶다. 내가 죽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이렇게 재밌는데 왜 죽냐고 물어보고 극에서 필요하면 죽는 것이다. 그냥 죽는 건 없었다. 내가 죽음으로 인해 무언가 달라진다.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박지은 작가의 글엔 어떤 매력이 있었나.

"박지은 작가가 대사를 매력 있게 잘 쓰더라. 표현이 좋았다. 가슴이 찡한 듯 안 한 듯하게 약간 숨기면서 대사를 쓰는 것 같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목포의 눈물'처럼 노래 제목 같았다. '제목이 멋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함이 느껴지면서도 재밌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홍만대에게 모슬희는 어떤 존재였다고 생각했나.

"애증의 관계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그만큼 믿었고 사랑했기에 믿고 싶었던 것 아닐까. 재산을 뺏기게 생겼는데도 연민이 있었지 않나 싶다. 홍만대라는 인물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모슬희가 일방적으로 나쁘다는 건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배 김수현, 김지원과의 호흡은.

"수현이는 말할 것도 없다. 다른 작품에서도 잘했지만 이번에 특히 더 잘했다. 복합적인 상황에서 연기를 잘하더라. 젊은 후배들이 복합적인 연기를 할 때 어려울 텐데 잘 소화했다. 지원이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처음 봤다. 거기서 보고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눈물의 여왕'에서 앞서했던 작품들을 뛰어넘어더라.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도 뚫고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인성을 가진, 열심히 하는 친구다. 앞으로도 그 좋은 모습을 가지고 쭉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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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리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느낀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은 없는데 용두리가 어딘지 장소를 물어본 적은 있다. 홍만대는 그곳에 가지 않지만 퀸즈가 가족들이 내려간다는 게 재밌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박지은 작가의 이런 설정에 깜짝 놀랐다. 집안이 망했으니 비극적인 상황인데 진지하게 안 쓰지 않나. 내려갔는데 좌충우돌 재밌게 그려져 더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지원이랑 단독으로 만나는 딱 한 신이 있었다. 방에서 약간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에서 지원이의 표정을 봤는데 너무 잘해 깜짝 놀랐다. 그리고 처음에 사냥 가는 장면을 찍을 때 수현이 놀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수현이가 이번 촬영 내내 놀림을 많이 받았다."

-자신만의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어렸을 때는 시켜만 주면 좋았다. 얼굴을 많이 비춰야 하지 않나. 근데 지금은 작품이 좋아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큰 역할 작은 역할 떠나서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역할이 커도 임팩트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런 작품은 하지 않는다. 끝까지 살아남아도 안 한다. 죽어도 임팩트가 있으면 한다. 그런 주의다. 결국은 역할이 크든 작든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김갑수만이 할 수 있는 역할 그거면 한다."



-50년 가까이 연기를 하고 있다.



"'그간 작품 많이 했으니까 대본만 봐도 알겠죠?'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랫동안 경험을 쌓았다고 해도 그렇지는 않다. 난 한 번도 똑같은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면서 똑같은 연기를 한 적이 없다. 똑같은 대사, 똑같은 상황이 아니다. 항상 새롭다. 그래서 연기가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과거엔 항상 새로운 것을 해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감정 소모가 힘들어서 연기를 못하겠다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내가 아닌 작가가 써 준 작품을 가지고, 감독의 연출하에 내가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내가 아니지 않나. 어느 순간 너무 힘들더라. 이럴 때 슬럼프가 오는데 결국엔 방법은 없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야 한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않길 바란다. '그냥 지나간다' 생각하길."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을 꼽는다면.



"연극하다가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 '태백산맥'(1994)이 나의 첫 영화였다. 그게 전환점이 됐다. 배우로서 대중에 알려진 첫 작품이었다. 그고 나서 드라마로 갔는데 드라마의 경우 '태조왕건'(2000~2002)이다. 워낙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인지도가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근래엔 '미스터 션샤인'(2018)을 통해 이응복 감독, 김은숙 작가를 만난 게 기억에 남는다. 좋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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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사는.

"지금도 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바이크를 늘 가지고 있다. 5년 전부터는 일렉기타를 배우고 있다. 무대 위에서 라이브를 하는 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배웠는데 그들처럼 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밥만 먹고 해야 하더라. 요즘은 취미로만 하고 있다. 사실 음악을 좋아하는데 듣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 볼 수 없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재즈가 하고 싶어서 색소폰도 배웠는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더라. 장민호와 예능 '갓파더' 할 때도 배울 때였는데 나중에 너 콘서트 할 때 열심히 배워서 연주해주겠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 진짜 그런 날이 올까 싶긴 하다."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유튜브를 해볼까 싶어 계획을 짜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어서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스스로를 발산하고 싶은 그런 게 있다. 나이가 들긴 했지만 할 연기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해보고 싶다. 예능도 그렇고 분야를 넓혀보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F&F 엔터테인먼트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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