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정의감만 투철한 기자? 김하늘·손석구·권유리, 3인 3색 기자연기 [SS연예프리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권유리, 손석구, 김하늘.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 K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그간 미디어가 묘사하는 기자의 모습은 대체로 둘 중 하나였다. 영화 ‘1987’의 윤상삼 기자(이희준 분)처럼 정의감에 똘똘 뭉쳐 거대악을 처단하거나, 영화 ‘과속스캔들’의 봉필중 기자(임승대 분)처럼 타인의 스캔들을 터뜨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식상한 기자 연기는 그만할 때다. 중요한 건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디테일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다.

최근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은 직업인으로서 기자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끈다. 베테랑 배우 김하늘, 대세배우 손석구, 그리고 소녀시대 유리가 각각 방송사, 신문사, 지역신문의 기자로 분해 각 매체에서 일하는 기자의 성격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권유리는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돌핀’에서 충남 서천의 한 작은 지역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 나영 역을 연기했다 극중 나영은 바닷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한다. 카메라를 들고 직접 바닷가 풍경을 찍고, 마을에 있는 볼링장 취재를 가기도 한다.

지역 신문 기자들이 지역에 애착이 형성되는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매일 보고 듣는 게 지역주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중 나영의 동료는 보다 ‘큰 물’에서 놀고 싶어 일터를 떠난다.

이는 최근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지역 소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대다수 지방지 기자들은 “좋은 기사를 써도 지방 내에서 묻혀버리는 현실이 힘들다”며 이직을 택하곤 한다. 영화는 지방지 기자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조명했다.

‘돌핀’의 권유리가 감성적인 면이 돋보이는 기자라면 27일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의 주인공 임상진 역을 연기한 손석구는 ‘입신양명’을 위해 특종을 쓰고 싶어 하는 현실적인 기자를 표현했다.

극 중 임상진은 특종을 터트려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려는 욕심과 허세를 지닌 인물이다. 임상진은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지만 오보로 몰린 뒤 취재원이 죽음을 맞으면서 회사에서 정직 처분을 받는다.

곳곳에서 ‘기레기’(기자+쓰레기의 합성어, 기자를 낮춰 부르는 속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그는 온라인 여론 조작단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김동휘 분)으로부터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제보를 받게 된다. 이후 복직을 위해 댓글부대의 실체에 다가선다.

손석구는 정의감보다 자신의 명성을 되찾고 판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는 임상진을 그렸다. 취재원과 통화하거나 인터뷰할 때 밀당을 시도하는 모습, 편집국장과 대화나 회의를 통해 기사의 방향을 정하고 작성 시점을 결정하는 모습은 실제 언론사에서 일하는 현실 기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손석구는 ‘댓글부대’ 원작자이자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장강명 작가를 만나 현실감 있는 기자를 완성했다.

배우 김하늘은 방송기자로 변신했다. KBS2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에서 KBM 방송국 서정원 기자를 연기한다. 서정원은 현장을 누비며 만든 인기 시사 프로그램 ‘멱살 한번 잡힙시다’의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서정원은 투철한 정의감을 지닌 인물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곤 한다. 김하늘은 드라마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평소 말투, 취재 말투, 진행 말투를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 방송기자나 앵커들이 상황에 따라 목소리톤이 다른 점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배우들이 기자 연기를 잘 살리는 것만큼 작품의 흥행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언론을 소재로 다뤘으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배우 손예진과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MBC ‘스포트라이트’(2008)는 당시로서는 저조한 9.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 정진영 작가의 원작소설을 드라마화한 황정민, 임윤아 주연 JTBC ‘허쉬’(2020)는 2.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이외에도 영화 ‘모비딕’(2011), ‘특종 량첸살인기’(2015)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