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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권영길, 정계은퇴 선언…"정당정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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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권영길, 정계은퇴 선언…"정당정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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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0일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무상교육·무상의료 시민운동에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권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출범식을 열어 "이제 나는 정당 정치를 마감했다. 이제는 그 길에 들어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권선거에 나간 것은 정당정치 차원이 아니었다.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길이 뭐일까 생각하다가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가는 것이라 판단해 출마했다. 그것은 정치의 길이 아니었다"고 지난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출마 배경을 털어왔다.

그러면서도 권 전 대표는 "그러나 노동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을 갈망한다. 새 진보정당 창당에는 노력하겠다. 그러나 정당정치의 틀 안에서 직책을 맡지 않겠다. 그 정당이 탄생된다면 평당원으로 가입할까 말까는 그 당의 모습을 보고 판단하겠다. 그런 정당이 들어서길 바란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은 한때 20% 지지를 받았지만 다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분당됐다. 지금 진보정당은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진보진영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권 전 대표는 "(민주노동당 분당 후)나는 무엇을 할까 생각했고 진보정당의 통합에 몸을 던져야겠다며 통합을 호소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생기면 어떤 당직이든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정당은 탄생하지 못했다"며 2011년말 통합진보당 창당 때 합류하지 않은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 밖에 권 전 대표는 향후 시민운동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8년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내가 서야할 곳은 허허벌판이라 생각했다. 고난의 길이지만 그 길이 고향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만드는데 기여할까한다. 저는 이제 광야로 돌아가겠다. 광야로 돌아가 열심히 하겠다"고 시민단체 활동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권 전 대표는 어린시절 무상교육·무상의료의 꿈을 꾸게 된 사연을 소개하며 "내가 걸어갈 길은 돈 없어도 공부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의 화두는 기회균등이었고 그게 바로 보편적 복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편적 복지는 2007년 대선을 거쳐 2012년에는 국가적 의제가 됐다. 대선이 끝나고 박근혜정부가 들어섰지만 박근혜정부는 보편적 복지를 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보편적 복지를 이루는 데 삶을 바쳐야겠다. 그렇게 생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시민사회 운동 투신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권 전 대표의 정계은퇴 선언 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출범식 축사를 통해 "권 선생은 한결같이 노동자가 중심이 된 변혁이 변혁이라 생각해왔다. 오늘 나살림의 첫 출발도 노동자가 중심이 돼서 신자유주의를 뒤집어엎어야겠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하시오"라고 격려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도 "많은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다. 민주노총 역사 속에서 위치를 가지신 분이 백의종군을 결단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그 길이 빛날 것이란 확신이 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치에서 역할을 하는 분으로서 (권 전 대표에게)지지와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도 "권영길 대표가 다시 시민운동가로 돌아오셨다. 정치는 후배들에게 맡기고 다시 시민운동 영역으로 돌아와 젊은 시절의 마음을 갖겠다는 열정에 존경을 표한다"며 "권 대표가 정치무대를 떠나지만 복지국가와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운동은 고맙고 소중하고 의미 있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란 점에서 (권 전 대표는)그런 일을 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권영길 대표의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저는 그 속에서 지금의 진보정치에 대한 준엄한 경고가 담긴 명령이 있다 생각한다. 그 부담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천 대표는 "지금 진보정치 사상초유의 위기고 (권 전 대표도)거의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다. 깊게 받아들인다. 서있는 자리에서 새로워지다 보면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와 올해 여러 사건이 특정그룹이 아닌 모두의 잘못이라 자성하면 새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권 대표가 입당할 수 있는 정당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천 대표는 또 "정의당에는 당적을 가지지 않은 대표 두분이 있다. 바로 강기갑과 권영길이다. 마음속의 대표다. 정의당 당원들이 이 재단에서 하나의 큰 축을 이루겠다. 후원금도 열심히 내고 박수도 치고 함께 거리를 누비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권영길 대표가 오늘 보편적 복지에 대한 믿음으로 사단법인을 만드셨다. 특히 평등 평화 통일세상은 긴 호흡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긴 호흡이란 말이 가슴 벅차고 울림이 있다"며 "건강한 진보, 멀리 길게 보는 진보의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달라"고 말했다.

노동당 이용길 대표는 "이사장님이 우리 사회에 또다시 진정한 노동중심 정당이 만들어지면 입당하겠다고 했다. 이사장이 마음 놓고 허심탄회하게 입당원서를 쓰는 당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냐. 무상보육 무상의료를 통해 (권 전 대표가)다시 당원이 되시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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