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유희열·성시경·존박 등 실력있는 가수 이미지 훌훌 벗고
각종 예능프로서 입담·개그 과시
각종 예능프로서 입담·개그 과시
음악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가수들이 방송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7일 유희열은 MBC ‘무한도전’과 tvN ‘SNL 코리아’에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에 앞서 윤종신은 MBC ‘라디오 스타’에서 수년째 하던 대로 입담을 늘어놓았다. 후배 성시경은 6일 한 종편 예능에서 남녀의 연애사를 예리하게 분석했다. ‘샛별’ 존박은 매주 화요일 KBS2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땀 흘린다.
진지한 음악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이들은 기존 이미지를 훌훌 벗은 채 ‘19금 개그’를 불사하고 망가지기를 서슴지 않는다. 노래할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가수로 돌아온다. 노래와 웃음, 두 경계를 시치미 뚝 떼고 넘나든다. 대중은 이들의 음악과 재담에 환호한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가수는 보통 음악성이 깎이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박준수 PD는 “이제는 예능을 잘한다고 음악성에 흠집이 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가수도 예능에서 거리낌없이 놀 수 있다”며 “시청자도 예능은 예능, 음악은 음악으로 보기에 이전 같은 (가수만의) 약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진지한 음악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이들은 기존 이미지를 훌훌 벗은 채 ‘19금 개그’를 불사하고 망가지기를 서슴지 않는다. 노래할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가수로 돌아온다. 노래와 웃음, 두 경계를 시치미 뚝 떼고 넘나든다. 대중은 이들의 음악과 재담에 환호한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가수는 보통 음악성이 깎이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박준수 PD는 “이제는 예능을 잘한다고 음악성에 흠집이 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가수도 예능에서 거리낌없이 놀 수 있다”며 “시청자도 예능은 예능, 음악은 음악으로 보기에 이전 같은 (가수만의) 약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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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유희열 양대 산맥… 성시경·존박 기대주
윤종신과 유희열은 ‘있어 보이는’ 예능감과 방송 진행 능력을 인정받은 양대 산맥이다. 성시경과 존박은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윤종신은 가수 출신 예능인으로는 터줏대감 격. 그는 MBC ‘라디오 스타’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예능 2인자’ 자리를 굳혔다. 유희열은 이름 석자로 하나의 생활 방식을 연상시킬 만큼 자기 브랜드가 확고하다. 마니아 팬이 탄탄했던 그는 최근 ‘대세 예능’들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tvN ‘SNL코리아’의 안상휘 CP는 “가수가 할 수 있는 예능은 한계가 있는데 윤종신이나 유희열은 이를 넘어섰기에 더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들은 광범위한 지식, 연출가의 자세를 겸비했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함께했던 조현아 PD는 “유희열은 워낙 똑똑한 친구”라며 “많이 보고 읽고 음악뿐 아니라 정치, 경제, 애니메이션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안 CP는 “유희열은 연출가의 자세를 갖고 있다”며 “똑똑하고 지적이어서 대본 개발을 같이 할 수 있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장수 가능성은 크게 점쳐진다. 우선 이들은 자신의 기반을 잊지 않고 가수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빨리 질리지 않는 점도 유리하다. 안 CP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기에 깨끗한 이미지로만 승부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며 “두 사람은 그런 이미지가 아니어서 살짝 용서되는 면이 있기에 장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성시경과 존박은 이 둘을 이을 기대주이나 평가가 엇갈린다. 성시경은 MBC 라디오의 ‘FM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를 맡아오며 방송을 이끄는 훈련을 했다. 안 CP는 “가수가 예능을 하면 보여줄 게 떨어지는 순간 한계가 드러나 문제”라며 “그래서 라디오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성시경이 최근 종편 프로그램에서 남녀 연애사를 다루며 입담이 터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 PD는 “성시경은 의외성, 반전이 없다”며 신선함의 부족을 아쉬워했다.
존박은 최근 종영한 Mnet ‘방송의 적’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적인 이미지를 깨고 솔직하고 모자란 듯한 이미지로 큰 웃음을 줬다. 그러나 안 CP는 “존박은 여러 방송 캐릭터 중의 하나이지, 본인이 방송을 끌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PD는 “존박은 예능감이라기보다 연기력이 대단하다”며 “메소드 연기처럼, 대사를 자기 걸로 풀어서 얘기하는 면이 탁월했다”고 전했다.
◆음악성·말솜씨·캐릭터
이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먼저 닦고, 매력적인 말솜씨를 겸비했다는 점이다. 또 모두 확고한 자기 캐릭터를 구축했다.
윤종신은 1990년대 초반 발라드 가수로 큰 인기를 얻었다. 애절한 노랫말을 쓰던 그가 예능인으로 더 유명해지는 과정은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1994년 토이로 데뷔한 유희열은 특유의 감수성을 기반으로 꾸준한 앨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발라드 왕자’ 성시경, ‘슈퍼스타K’ 출신의 존박도 음악으로 유명해졌다. 음악성을 인정받은 점은 이들이 방송할 때 ‘엘리트 이미지’를 더해준다.
말솜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윤종신은 ‘라디오 스타’를 통해 ‘주워먹는 개그’라는 장기를 발휘했다. 유희열은 귀에 착 감기는 말투, 재치 있고 지적인 ‘19금 개그’, 순발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방송인의 생명력과도 같은 ‘캐릭터’에서도 이들은 밀리지 않는다. 유희열의 별명은 ‘감성변태’, ‘초식남’. 성시경은 교회 오빠 혹은 대학 선배 이미지의 대표 주자다. 존박은 최근 ‘덜덜이’로 불리며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안 CP는 “가수에서 전업한 예능인과 아이돌 가수를 빼면, 음악과 예능 양쪽을 다 하는 방송인이 많지 않다”며 “그래서 이들이 더 가치 있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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