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중국 꺾고 사상 두 번째 결승행…최인정 "'오늘은 뒤집어보자' 했죠"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 왼쪽부터 이혜인, 송세라, 강영미, 최인정 |
(지바=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4일 2020 도쿄올림픽 펜싱의 첫 경기인 개인전에 나섰던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예상 밖의 조기 탈락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31·계룡시청)과 8위인 맏언니 강영미(35·광주광역시 서구청)가 첫판인 32강전에서 하위 랭커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개인전에 나선 세 명 중 막내인 세계랭킹 18위 송세라(28·부산광역시청)가 유일하게 16강에 올랐으나 세계랭킹 1위인 아나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를 만나 6-15로 져 8강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단체전에 더 초점을 맞췄다지만,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가 두 명이나 있어 내심 개인전 메달도 기대했던 대표팀으로선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 워크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여자 에페 대표팀은 한 번 더 같이 힘을 내 사흘 만에 반전을 만들어냈다.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단체전 준결승 '숙적' 중국을 38-29로 잡고 결승 진출을 일궈낸 것이다. 이날 저녁 이어질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한국 여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낼 기회를 잡았다.
준결승전을 마치고 만난 강영미는 "개인전에서 탈락한 그 날 바로 털어내고 단체전 준비에 집중했다"며 "믿음직스러운 동생들 덕분에 아주 훌륭한 경기를 했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결승 진출은 그간 유독 큰 대회에서 한국의 앞길을 자주 가로막던 중국을 꺾고 일궈내 의미가 컸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때 모두 결승 상대가 중국이었다.
현재 대표팀 멤버 중 최인정, 강영미, 이혜인은 자카르타에서 통한의 결승전 연장 패배 뒤 눈물을 쏟은 당사자다. 최인정은 런던에도 있었다.
이날은 마지막 주자로 중국의 주밍예를 상대로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힌 최인정은 "중국은 어느 대회든 염두에 두어야 하는 팀이라 전술적으로 팀원들, 코치님과 얘기하며 준비해왔다. 오늘도 마지막에 나서게 돼 부담이 컸는데, '이번엔 뒤집어 보자'는 마음으로 했더니 정말 뒤집어졌다"며 웃었다.
그는 "감격스럽고 벅차지만, 다음 경기가 있으니 좀 '다운'시키겠다"며 내친김에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song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