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한 국민행복기금 신청자들
충분한 재산과 채무상환능력을 갖췄음에도 일부러 빚을 연체하다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를 면제받으려는 ‘꼼수’를 쓰는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샤넬 명품백을 맨 여성이 A은행을 찾아 국민행복기금을 신청했다. 옷차림으로 보나 몸에 두른 명품으로 보나 1000만원 가량의 돈이 없어서 빚을 연체할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법적인 요건만은 정확히 갖췄던 그는 결국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의 50%를 면제받았다.
B은행에서는 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에 집을 4채나 가지고 있는 부자가 수억의 빚을 연체하다가 국민행복기금에 채무조정신청을 접수한 것이다. 그는 결국 접수 중에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소유한 것이 발각돼 탈락 처리됐지만, B은행에는 아찔한 경험이었다.
이처럼 돈이 있으면서도 국민행복기금을 악용해 빚을 면제받으려는 후안무치한 신청자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제도의 허점과 함께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던 탓으로 여겨진다.
이런 비양심적인 신청자들 때문에 은행 지원, 신용불량자의 사회 복귀, 경제활성화 유도 등 여러 좋은 목적에도 불구하고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무면제라는 방식 자체가 성실하게 일해 돈을 갚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잘못된 제도’”라고 지적한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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