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임기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는 2013년 6월까지”라고 선을 그었고,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도 “임기에 대해 자꾸 질문을 해도 답은 한 가지이다. 소방수 역할을 다하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는 세계적인 명장이 사령탑에 올라야 한다는 자신의 뜻을 1년이 넘게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축구 대통령이 된 정몽규 협회장도 “본선진출에 성공할 경우 최강희 감독이 연임해야 한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대표팀의 미래가 걱정된다.
한국은 오는 6월5일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홈·11일), 이란(홈·18일)과 월드컵 8회 연속 본선진출을 두고 중요한 3연전 치른다. 때문에 최강희 감독을 포함한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이 세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감독 선인 문제를 두고 계속 해서 말이 나온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협회밖에 없다.
축구협회는 2011년 12월 위기의 대표팀을 구하기 위해 최강희 감독의 의지를 알면서도 대표팀 수장에 올려놓았다. 그렇다면 협회는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면서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정 프로젝트에 동시에 돌입했어야 한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뤘던 국가의 축구협회답지 않은 아마추어 같은 행동이다. 그럼에도 협회는 지금까지 최강희 감독의 임기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외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6월 이후이다. 새 감독이 와서 선수단 구성이나 전술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면 대표팀은 표류할 위험이 크다. 대표팀이 본선으로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표팀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6월 이후 부랴부랴 ‘후보는 누구이며, 누가 유력하다’는 식의 감독 선임 과정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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