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힘빼기'는 헌법의 요청"이라면서 검찰 권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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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힘빼기'는 헌법의 요청"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힘빼기'는 헌법의 요청"이라면서 검찰 권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조 전 장관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국 검찰은 헌법 제96조에 따라 법률에 만들어진 법무부 소속 외청이고, 검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공무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과 달리 검찰은 별도의 헌법적 근거 조항을 갖고 있지 못하다. 법관과 달리 헌법에는 검사를 위한 신분보장 조항이 없다"며 "그러나 한국 검찰은 '제2의 사법부' 또는 '준 법원'이 되길 꿈꿔왔다. 권위주의 정권 동안 검찰이 법무부를 지배했던바, 검찰은 자신을 법무부 외청이 아닌 법무부를 검찰의 외부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검찰 고위 간부 출신 인사가 법무부 장관이 됐을 때는 소통이 원활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항상 충돌이 있던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며 "한국 검사는 자신은 '준 판사'라고 생각해왔다"며 "상당수 검사들은 '판사나 나나 똑같이 사시 합격해 같이 연수원에서 공부했는데, 내가 왜 머리 숙여야 해?' 이런 정조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근래까지 검사 앞에서 한 말은 법정에서 수정, 번복해도 소용이 없었다. 검사실이 법정이고, 검사가 판사였던 것"이라며 "변호인 참여가 허용되지 않던 시절에는 공개되지 않는 검사실에서 피의자에 대한 노골적인 회유와 압박이 다반사로 일어났고,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의 역할이 긴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 참여가 허용된 이후에도 이 회유와 압박은 은밀하고 우회적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한국 검찰은 '삼권분립'이 아닌 '사권분립'의 나라를 꿈꿔왔고, 한국 검사는 판사와 대등한 정치·사회적 지위를 누려왔다"며 "사법농단 수사는 필요했지만, 이를 계기로 검찰은 법원에 대한 우위 확보, 판사들 망신 주기에 나섰음은 많이 잊힌다. 공수처 발족 이전에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 실효적 견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기관은 법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검찰 힘빼기'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검찰 힘빼기'는 헌법의 요청"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 전 장관은 전날(24일)에도 "'주권재민(民)'이지 '주권재검(檢)'이 아니다. 칼은 잘 들어야 한다. 그러나 칼잡이의 권한과 행태는 감시받고 통제돼야 한다"며 검찰 권력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의 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조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수사지휘권 배제는 위법·부당하다"며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부하라면 총장 직제 만들 필요도 없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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