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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초점] 민주당 '돌출 입' 향한 이낙연의 '신중'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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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함'을 당부하며 혼란 수습에 나섰다. 1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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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관련 의혹 공방 확산…"혼란 봉합해야"

[더팩트|문혜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중함' 요구에도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야당과 협치를 우선 과제로 내놓은 이 대표가 향후 여야 공방 정국에서 봉합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우리가 지난 몇 달 동안 경험한 것처럼 정치가 잘 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조금 삐끗하면 그것이 큰 뉴스가 되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다음 문자 항의' 당시 이 의원은 공개석상에서 "엄중히 주의 드린다"고 언급했고, 윤 의원은 바로 사과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은 윤 의원의 국회 과방위원 사퇴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우상호 의원이 지난 9일 추 장관 의혹과 관련해 아들 서모 씨가 군 복무를 했던 '카투사'에 대해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해당 발언에 카투사 현역·예비역들은 즉각 반발해 우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 의원은 이튿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현역 장병들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카투사 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두 의원 발언 외에도 추 장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추 장관 관련 의혹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속속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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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최고위원을 비롯한 다수 의원들은 추 장관 관련 의혹에 적극 발언에 나서며 공방을 가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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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황희 간사가 이 사건에 대해 국방부 규정에 어긋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말했다"며 "전체적으로 우리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한 것으로 보면 현재까지 나온 거의 모든 의혹이 거의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지속적이고 무차별적인 의혹제기로 추 장관 아들 휴가가 특혜 휴가처럼 몰아갔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무차별적 의혹제기가 재판 과정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추 장관 아들 의혹 제기도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옹호에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전날(9일) 있었던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 추 장관 관련한 무차별적 폭로,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로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한, 12일 황희 민주당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추 장관 의혹을 처음 제보한 당직사병의 실명을 언급하며 '단독범'이라고 칭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이를 두고 13일 페이스북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만약 그 주장이 설령 사실과 다르다고 해도)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 정신인가"라며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해당 문구는 현재 수정된 상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추 장관 논란과 관련해 "(대부분) 의혹 뿐인 걸로 보고 있다"며 "사실 하나도 밝혀진 게 없다. 야당이야 '제2 조국대전'으로 몰고 가고 싶겠지만 이번 사안은 인권과도 관련된 문제다.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발언)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 대표의 '신중 부탁'에 대해 "추 장관과 관련된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발언을 조심하란 거다. 조금만 이슈가 돼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공세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털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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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추 장관 관련 공식 발언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여야 관계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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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당 안팎의 동요에도 특별한 공식 발언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일각에선 9월 정기국회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대표가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21대 국회에서,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국회"라며 "한분 한분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올려 달라"고 격려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당연히 신중하게 갈 것"이라며 "이 대표가 그동안 일방적 독주로 정국을 운영하려던 경향을 일신하고자 하는 게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에서 "여당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위기상황이다. 4·15 총선에서의 압승이 오히려 독이 돼서 역으로 여당에겐 위기가 왔다"며 "이 대표가 극복할 방법은 관용·포용·협치밖에 없다"며 "문제는 여당 의원 다수가 추 장관 사건을 진영 논리로 가져가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전 교수는 "지금은 여당 지지도가 높아서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또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며 "이 대표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거다. 우리 정치가 그렇게 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 서로가 협치해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 상황을 어떻게 잘 봉합할지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아마 쉽진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취임 초니까 대부분 따라가는데, 과연 당내 분위기를 잘 모을 수 있을지 봐야 한다. 협치파와 독주파가 나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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