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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되살아날 뻔한 ‘PK 울렁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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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골키퍼 선방 후 튀어나온 공 차넣어 득점…유럽 무대 PK 2호골 무산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50골이라는 역사를 쓴 17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

손흥민은 구단이 진행하는 공식 인터뷰 현장에서 그만 웃음꽃을 피웠다. 득점과 관련해 질문이 나온 시점에 “넣은 골? 놓친 골?”이라고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끼어들면서 손흥민의 얼굴을 툭 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친근함을 표시한 장면이지만 동시에 페널티킥(PK) 실축으로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로도 보였다.

손흥민은 PK와 인연이 없는 편이다. 유럽 무대에선 아시아 최다 득점을 자랑하지만 PK 득점은 아직 1골이 전부다. 지난 6일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2강전에서 넣은 PK 득점이 유일한 골이었다.

손흥민은 애스턴 빌라전에서 PK 2호골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달려들어 튀어나온 공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면 과거 그의 발목을 잡았던 PK 울렁증이 살아날 뻔도 했다.

손흥민은 2018년 3월 로치데일과의 리그컵 경기에서 PK를 차기 직전 잠시 멈추는 정지 동작으로 골키퍼를 속였다는 이유로 무효 처리와 함께 경고까지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손흥민은 축구대표팀에서도 PK로 아픔이 많았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찬 PK 성공률이 절반(6개 중 3개)에 그치고 있다. 2015년 3월 뉴질랜드전에서 처음 실축의 아픔을 겪더니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와 2018년 10월 우루과이전에서 연거푸 골을 넣지 못했다. PK 성공확률이 보통 70%라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수치다. 손흥민 본인도 이를 의식해 PK를 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소속팀에선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는 단계였다.

‘축구 황제’ 펠레는 평소 “PK는 비겁하게 골 넣는 방법”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1000번째 득점도 PK골이었다. 손흥민처럼 PK 울렁증이 있었던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도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년간 뛰었던 자신의 기록(308경기 98골)을 돌아보면서 PK를 차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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