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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 풍진 세상을… 주말 내내 들었어요" 트롯의 맛 입힌 희망歌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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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서 '패밀리가 떴다' 팀이 불러 화제

해당 영상 조회수 95만회 돌파

외국곡 번안한 국내 첫 히트곡

"소름 끼치도록 환상적이다."

지난 13일 밤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7회에서 기부금 팀미션에 참가한 '패밀리가 떴다'가 선보인 '희망가' 무대가 주말인 15~16일 엄청난 화제를 뿌렸다. 네이버 TV캐스트에 오른 영상은 16일 오후 조회 수 95만회를 웃돌며 6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지난주 초등학교를 졸업한 10대 가수 정동원(13)과 함께 팀 '패밀리가 떴다'를 꾸린 20대 이찬원(24), 우리 나이로 서른인 30대 김호중(29), 40대 고재근(43)은 '청춘'을 주제로 삼아 '백세인생' '청춘' '고장난 벽시계' '다함께 차차차' '젊은 그대' 등을 차례로 불렀다. 한 사람의 인생을 유년부터 노년까지 찬찬히 들여다보는 듯한 감동에 최고 점수(976점)를 받으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압권은 마지막에 부른 '희망가'였다. 느릿한 어조로 "이 풍진(風塵)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를 읊는 네 남자 노래에 시청자들은 "남자들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처음" "귀 호강, 머리 힐링이 따로 없다" "당신들 때문에 '희망가'에 중독돼 폐인이 되어간다"며 열광했다.

유튜브 반응도 뜨겁다. '희망가'를 부르는 영상만 수백 개가 올라왔다. 그중 최고 인기는 조회 수 56만회를 돌파했다. '희망가'를 부르는 정동원과 이찬원을 녹화 현장에서 찍은 직캠 영상도 각각 34만회·19만회를 찍으며 급부상했다.

작사·작곡 미상의 '희망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노래는 우리나라 최초 대중 히트곡으로 꼽힌다. 바다 건너 외국에서 선율을 따왔으나 절절한 노랫말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싹튼 일종의 번안곡이다.

1805년 제레미아 인갈스(Ingalls)라는 사람이 미국에서 불리던 찬송가를 수집해 낸 악보집에 실려 있다. '희망가'의 선율이 'To him who did salvating bring' 'The Lord into his garden's come' 'When we arrive at home' 등 다양한 가사와 함께 여기에 담겼다. 1890년 일본에서 먼저 번안되어 불렸고, 한반도에는 1910년대에 흘러들어 왔다. 기독교 신자 임학천이 '이 풍진 세월'이란 제목으로 1·2절 노랫말을 붙였고, 박채선·이류색이 1920년 녹음해 발표했다. 1930년 당시 최고 인기 가수이던 채규엽이 리메이크해 크게 유행했다.

1920년대 악보집과 음반에는 '이 풍진 세상' '이 풍진 세상을' '이 풍진 세월' 등 가사 첫 부분을 딴 제목이 붙어 있다. 그 후 100년간 이 노래는 황금심, 신카나리아, 고복수, 한대수, 송창식, 이연실, 장사익, 전인권, 이선희, 안치환, 임형주 등 수많은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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