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해외축구 돋보기]“행복” “겸손” “웃음”…까칠했던 무리뉴가 달라졌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고의 선물은 여기 있는 선수들”

전임 포체티노 감독도 치켜세워

“열렬한 토트넘 팬” 충성 맹세까지

언론들 취임 기자회견 후한 점수



경향신문

미소 조제 무리뉴 토트넘 신임 감독이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리뉴는 모든 올바른 버튼을 눌렀다.”

22일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의 첫 기자회견에 대한 스카이스포츠의 평가다. “겸손과 야망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무리뉴가 토트넘에서 딴 사람이 됐다(Jose Mourinho turning over new leaf at Tottenham)”는 표현도 나왔다. 가디언도 “무리뉴가 편하고 행복해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까칠한 ‘혀’ 때문에 언론과 늘 긴장관계에 있었고, 밉상 이미지까지 있었던 무리뉴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응이다. 달라진 무리뉴의 면모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벵거는 관음증 환자” 같은 독설 대신 “행복” “겸손” “웃음” 같은 긍정적인 말들이 기자회견장을 지배했다.

선수들과 팀을 앞세우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포체티노 전 감독의 업적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 포체티노의 축구를 근간으로 세부적인 부분을 가미해 나갈 것이라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스페셜 원’이라는 자부심을 내려놓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이틀 동안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무리뉴는 “최고의 선물은 여기 있는 선수들이다. 새로운 선수들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낮에는 토트넘 추리닝을 입고, 밤에는 토트넘 파자마를 입고 잘 것이다. 지금 세상에서 나보다 더 열렬한 토트넘 팬은 없을 것”이라는 말은 토트넘 팬들에 대한 충성 맹세였다.



경향신문

포옹 토트넘 손흥민이 22일 열린 훈련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조제 무리뉴 토트넘 신임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토트넘 페이스북 계정 캡처




한 기자가 “첼시에 있을 때는 토트넘에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하자 “경질되기 전이었잖아”라고 유머 있게 답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첼시는 위대한 과거다. 지금은 토트넘이 나의 클럽이고, 나의 팬이다.”

무리뉴는 지난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무리뉴는 “11개월 동안 쉬면서 감독 생활 중 잘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분석하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면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실수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을 이끌어갈 새로운 철학도 밝혔다. 무리뉴는 “나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클럽과 팬들, 선수들이다. 만약 우리가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그건 나 때문이 아니라 클럽에서 우리가 한 작업의 결과물일 것”이라며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또한 ‘겸손해진’ 무리뉴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리뉴는 토트넘 팬들이 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우승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 시즌엔 우승할 수 있다.”

무리뉴는 기자회견 내내 편안한 모습이었다. 농담도 하고, 45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인내심 있게 대답도 했다.

기자회견도 ‘박스오피스’로 만들어 버리는 걸 보면 “무리뉴는 역시 무리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