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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기전 고수 '국대베어스' 더 빛난 '팀 코리아'[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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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수가 6회말 1사1루 중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줄 안다고 했다. 단기전도 마찬가지다. 단기전 귀재들이 살떨리는 첫 판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덕분에 선취점을 뽑았고 평정심을 찾아 경기에 녹아들 분위기를 만들었다. ‘국대 베어스’로 불린, 전·현직 베어스맨들이 기선제압 선봉에 섰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조예선에서 첫 날 호주를 상대로 완승을 따냈다. 선발로 나선 ‘대투수’ 양현종의 역투도 눈을 호강시켰지만, 전·현직 베어스맨들이 선취점을 뽑아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줬다. 김재환으로 시작해 민병헌으로 막을 내린 우연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조화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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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C조 서울 예선 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민병헌.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날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환이 볼넷을 골라냈다. 양의지가 상대 호수비에 걸려 3루 땅볼로 아웃돼 1사 2루 기회로 연결됐고, 김현수가 호주 선발 티모시 애서튼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나선 민병헌은 티모시의 커브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 상단을 직접 맞히는 대형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지난 2015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한 전·현직 ‘베어스맨’의 기세가 발톱을 잔뜩 세운 호주의 결기를 단박에 떨어뜨렸다. 괜히 ‘국대 베어스’라 불리는 게 아니다. 김재환부터 허경민까지 이어진 ‘베어스맨’은 6회까지 5안타 3타점 2득점을 합작해 한국 첫 경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모처럼 한 팀에서 만난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치른 훈련 때부터 돈독한 전우애를 과시했다. ‘캡틴’ 김현수는 “(양)의지가 나와 오랫동안 함께 훈련한 덕분에 타격훈련 때마다 이런 저런 조언을 해줬다. 밸런스가 좋지 않거나 나쁜 습관이 드러나면 좋을 때 모습을 기억해뒀다가 전해준 게 타격감을 찾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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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양의지가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C조 조별 예선 호주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6회 타격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양의지에게 김현수는 시즌 중에는 무조건 봉쇄해야 하는 타자이지만 태극마크 아래 뭉치면 무조건 쳐야 하는 타자다. 옛 팀동료이자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김현수가 제 몫을 해주면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벤치 분위기도 함께 상승한다. 상대 타자로 만나 여러 각도로 분석한 결과를 알려준다는 게 어찌보면 영업비밀을 공유하는 것인데 양의지는 기꺼이 공개를 택했다. 양의지는 “시즌 때 소속팀이 다르지만 대표팀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팀 원이다. 서로 잘하는 게 가장 좋다. 솔직히 이번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 모두 죽을 각오로 준비했다”면서도 “그래도 친한 옛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니 분위기가 훨씬 좋다. 친한 선수들이 많아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니 선수단 전체로 흐름이 이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민병헌도 “모처럼 옛 동료들과 함께 모여 훈련하니 너무 편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재환은 “원래 한 팀이었던 것 같다”며 김현수와 꼭 붙어다니며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최근 몇 년간 좀처럼 보기 힘든 ‘팀 코리아’가 첫 날부터 빛난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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