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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이제 편안해지길"..한지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눈물로 전한 진심(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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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한지민/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배우 한지민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을 전해 감동을 안겼다.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지민이 참석해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했다. 해당 글은 일본군 위안부 유족들의 이야기를 여성가족부가 재구성해 작성한 편지.

한지민은 "엄마 나이 열일곱, 전쟁 때 다친 사람들을 간호하러 가신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 거구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다"고 낭독을 시작했다.

그는 "겁이 났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무섭기만 했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다. 혹시라도 내 주변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다"며 "아무것도 모른 채 아니, 어쩌면 저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애써 외면했다. 제가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모른 체하고 싶었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가엾은 우리 엄마. 미안하고 죄송하다. 그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며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다.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한다"며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한다"고 낭독을 마무리지었다.

한지민은 담담한 어조로 낭독을 하다가도 이 이야기에 공감하며 중간 중간 눈시울을 붉혔다. 가슴 아픈 이야기에 감정이입을 하며 해당 내용을 전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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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방송 화면 캡처


한지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다튜멘터리 영화 '김복동'의 내레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내레이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젊은 친구들이 모르는 역사에 대해서 계속 이런 계기로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그의 진심은 오늘(14일) 기림의 날을 맞이해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먼저 나서며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지민. 이미 선행의 아이콘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까지 보여주며 더욱 큰 응원을 받고 있다. 한지민의 따뜻한 진심이 의미를 더한 기림의 날이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은 지난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밝히며 지정됐다.

다음은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지 전문

엄마 나이 열일곱, 전쟁 때 다친 사람들을 간호하러 가신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 거구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친 어깨와 허리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서도 무엇을 하다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으신 건지 엄마한테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무섭기만 했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내 주변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엄마는 일본말도 잘하시고 가끔은 영어를 쓰시기도 하셨지만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하실 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디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마 얘기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제게도 항상 신신당부하시곤 했었죠.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니, 어쩌면 저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모른 체하고 싶었습니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

가엾은 우리 엄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옵니다.

엄마. 엄마가 처음으로 수요 집회에 나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어디 가시는지조차 몰랐던 제가 그 뒤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과 일본까지 오가시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겪은 참혹하고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엄마는 강한 분이셨어요.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과의 싸움이었을 엄마를 생각하며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엄마.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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