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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선수 머리와 수영모를 보면 그 종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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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은 젤라틴으로 헤어세팅

수구 수영모 ‘헤드폰’은 귀 보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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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티스틱 팀 프리 예선에서 연기하는 한국. 젤라틴으로 머리카락을 고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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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 아티스틱수영 경기장.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수영 팀 프리 종목 예선에 출전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머리카락을 묶고 이마를 훤히 드러낸 채 수중 연기를 펼쳤다. 섬세한 표정 연기까지 선보이는 선수 가운데 수영모를 쓴 경우는 없었다. 대신 뭔가를 바른 듯 머리카락에서 윤기가 흘렀다.

세계수영선수권에선 기본 종목인 경영 외에도 아티스틱수영, 다이빙, 하이다이빙, 오픈워터수영, 수구 등 6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무슨 종목 선수인지는 머리만 봐도 알 수 있다. 머리에 착용하는 수영모나 장식 등의 종목별 장비는 해당 종목의 특징이 반영돼 색다른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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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아티스틱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솔로 프리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스베틀라나 로마시나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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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평가하는 아티스틱수영 선수들은 의상부터 남다르다. 선수들이 입은 수영복부터 다양한 장식 때문에 화려하다. 선수들은 같은 콘셉트로 디자인 한 수영복을 입고 조화로운 동작의 연기를 펼친다. 수영복과 함께 눈길을 끄는 부분이 얼굴이다. 빨래집게처럼 생긴 코 클립도 눈에 띄지만, 뭔가 바른 듯 묶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짐이 없다. 선수들이 바른 건 식용 젤라틴이다. 경기 30분 전에 발라야 연기 내내 물 속에서 풀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엔 스프레이, 바셀린 등을 발랐는데, 젤라틴이 효과가 좋아 지금은 가장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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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이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예선 A조 대한민국-그리스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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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대표팀 ‘눈물의 첫 골’로 화제가 된 수구는 수영 종목 중 유일하게 귀 부위에 보호 장비를 댄다. 헤드폰을 연상시키는 이 장비는 격렬한 몸싸움 때 귀와 얼굴 부위를 보호하는 장비다. 수구 수영모에 붙어있다. 여자는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걸 막기 위해 일반 수영모를 먼저 쓰고 그 위에 수구 수영모를 덧쓴다. 구기 종목인 수구 사용구(지름 남자 21.7㎝, 여자 20.7㎝)은 배구공(21㎝)과 비슷한 크기다.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표면에 코팅을 했다. 여자 수구대표팀 주장 오희지(23·전남수영연맹)는 “처음엔 장비가 익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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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엑스포 해양공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오픈워터 수영 5㎞에 출전한 선수들이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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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종목 선수들은 대부분 일반 수영모를 2개씩 착용한다. 입수 과정에서 벗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면 다이빙과 하이다이빙에선 같은 이유로 수영모를 쓰지 않는다. 바다나 호수 등에서 5~25㎞를 헤엄쳐 ‘수영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수영은 선수 식별을 위해 수영모에 국가코드를 새겨넣는다. 세계선수권 오픈워터 경기에 처음 나서는 한국은, 13일 남자 5㎞ 경기 당시 국가코드가 없는 수영모밖에 없어 매직펜으로 뒤늦게 적었다가 망신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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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결승에서 캐나다 메건 벤페이토가 연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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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년 수영 경영에서 151개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졌다. 부력이 좋고 마찰이 적은 전신수영복 탓이다. 기술 도핑 논란이 불거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2010년 전신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수영복 소재 규정도 엄격해져 전신수영복 소재였던 폴리우레탄 사용이 금지됐다. 최근에는 수영복에 탄소나노섬유 등의 첨단 소재가 쓰이고, 항공기 전문가가 동원되는 등 장외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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